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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디비아 ‘수혜 vs 과의존’...젠슨 황, 한국에 ‘AI 숙제’ 남겼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6.09 18:30

9일 출국…재계총수 미팅·PC방 방문·시구 등 ‘이슈행보’
엔비디아 AI팩토리 추진에 한국기업 제조역량 협력 절실
반도체·AI모델·모빌리티·피지컬AI 파트너십 구축 성과
K-AI 경쟁력 확인 속 산업 생태계 엔비디아 의존 우려도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왼쪽)와 최태원 SK 회장이 7일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 삼성점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왼쪽)와 최태원 SK 회장이 7일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 삼성점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에서 닷새 간 일정을 마치고 9일 오전 출국했다. 방한 기간 내내 주요 대기업 총수와 만나 '인공지능(AI) 동맹' 관계를 다지고, PC방 방문으로 게임업계에 엔비디아 마케팅을 펼치는 등 비즈니스 광폭행보를 보였다.


업계는 황 CEO의 방한이 피지컬AI와 AI팩토리를 중심으로 엔비디아와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한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AI 패권이 엔비디아 중심으로 주도되는 가운데 한국 AI산업이 엔비디아 개별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9일 재계와 엔비디아에 따르면, 황 CEO는 한국에서 협력사, 고객사, 스타트업, 학계, 정계 등 다양한 분야 인사들을 두루 만나며 각종 현안을 직접 챙겼다.




가장 눈길을 잡는 대목은 엔비디아 'AI 팩토리' 구상을 한국 기업들이 실현시켜주기로 했다는 점이다. 이는 황 CEO가 국내에서 '세일즈'를 한 측면으로 해석된다.


엔비디아는 최신 그래픽카드(GPU) 수십만 장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기가와트(GW)급 공장을 만들면서 SK텔레콤, 네이버 등과 협업한다고 밝혔다. AI 팩토리는 GPU, 메모리, 네트워크, 전력을 통합해 AI 모델의 학습·추론부터 서비스 구동까지 모두 처리하는 인프라다.


SK텔레콤과 네이버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AI 팩토리를 가동, 중장기적으로는 아시아·유럽·중동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피지컬 AI 분야 역시 황 CEO가 한국에서 고객사를 확보하는 차원이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중심차(SDV) 등 미래 모빌리티 영역에서 엔비디아와 협업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LG그룹은 데이터 구축, 시뮬레이션, 학습, 행동으로 이어지는 로봇 전 개발 과정을 엔비디아와 함께하기로 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왼쪽)와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왼쪽)와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황 CEO는 엔비디아 핵심 협력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확실하게 챙겼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는 수차례 만나고 '제2의 깐부 회동'까지 가지며 우애를 과시했다. 8일에는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부회장)과 만나 사업 관련 대화를 나눴다. 엔비디아의 고대역폭메모리(HBM) 확보를 위해 양측을 오가며 실리를 챙긴 모습이다.


재계는 AI 시대 우리 기업들이 엔비디아와 한 배를 탔다는 점을 일단 긍정적 신호로 보고 있다. 기존에는 엔비디아 및 AI 사업과 접점이 많지 않았던 두산그룹이 새로운 활로를 여는 등 성과를 많이 냈기 때문이다.




한국 AI 생태계 전반이 엔비디아와 밀착하게 됐다는 점도 부각된다. 전날 열린 '엔비디아 코리아 AI 에코시스템 리셉션'에는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국내 AI 관련 업체들이 총출동했다. 삼성·SK 뿐 아니라 업스테이지, 크래프톤, 로보티즈 등이 함께했다.


그럼에도 국내 AI산업 생태계의 엔비디아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을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AI팩토리 구축이나 피지컬AI 구현 과정에서 엔비디아의 자원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글로벌 제조 역량을 갖춘 우리 기업들이 생산 능력을 확 늘리면 엔비디아에 대한 집중화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대기업들이 엔비디아 생태계만 쳐다보다 보면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는 실패할 가능성이 있고, 특정기업에 한정된 수요자 리스크도 안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8일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그룹 양재 사옥을 찾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오른쪽)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8일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그룹 양재 사옥을 찾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오른쪽)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만난 구광모 LG그룹 회장(왼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만난 구광모 LG그룹 회장(왼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반면에 황 CEO의 닷새간 방한 일정을 돌아보면 우리나라의 AI 관련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다는 주장도 힘을 얻는다. 기술을 확보했지만 제조 역량은 없는 엔비디아가 우리 기업들에게 더욱 강력한 러브콜을 보낼 여지도 남았다는 분석이다.


황 CEO는 이날 오전 김포공항에서 전세기를 타고 출국하며 “매우 좋은 미팅을 가졌고 매우 좋은 파트너십도 발표했다"고 언급했다.


황 CEO는 “한국에 대한 가장 큰 기여는 AI 산업을 만들고 AI 생태계를 창출한 것"이라며 “우리 기술 없이는 이런 첨단 슈퍼컴퓨터를 구축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이제 훌륭한 파트너십을 맺었으니 함께 이 산업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는 로봇공학과 AI 인프라 분야에 정말 큰 기회가 있다. 한국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해외 사업을 확장할 기회도 크다"고 덧붙였다.


재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클라우드, 로봇, 게임, 스타트업 등 한국 AI 생태계 전반이 엔비디아와 협력 기회를 모색했다"며 “한국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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