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같은 그룹 총수라도 2분기 성적표는 극과 극으로 갈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주식재산은 나란히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10조 원 클럽'에 이름을 올린 반면,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과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한 분기 만에 1조원 넘는 주식가치가 사라졌다. 인공지능(AI) 훈풍이 특정 총수에게만 집중되면서 대기업 총수 간 '부익부 빈익빈'이 뚜렷해진 모습이다.
14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발표한 '2026년 2분기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에 따르면, 주식평가액 1000억 원이 넘는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대기업집단 총수 46명의 전체 주식평가액은 3월 말 104조4301억 원에서 6월 말 133조6207억 원으로 29조1906억 원(28%) 늘었다. 언뜻 훈훈해 보이는 수치지만, 이재용·최태원 회장을 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나머지 44명의 주식평가액은 같은 기간 5조9716억 원(8.6%) 줄었고, 조사 대상 46명 중 60.9%인 28명이 2분기 손실을 봤다.
증가세를 이끈 건 단연 이 회장과 최 회장이었다. 이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3월 말 30조9414억 원에서 6월 말 59조1878억 원으로 28조2463억 원(91.3%) 뛰며 증가액 1위를 차지했다. 증가율에서는 최 회장이 단연 앞섰다. 최 회장의 주식재산은 3조9101억 원에서 10조8259억 원으로 176.9% 급증하며 2분기 처음 '10조원 벽'을 넘었다. 이 두 사람 외에 20%대 상승률을 보인 총수는 구자은 LS그룹 회장(34.1%),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27.6%),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27.1%) 정도였다.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공모 의혹으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투자자들을 속여 지분을 팔게 한 의혹을 받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2025년 9월 15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대편에서는 자산 증발이 이어졌다. 서정진 회장은 2분기에만 1조6403억 원이 줄어 감소액 1위를 기록했다. 방시혁 의장(1조4058억 원)과 김범수 창업자(1조1869억 원)도 1조 원 넘게 빠졌다. 감소율로 보면 방시혁 의장이 35.8%로 가장 컸고,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31.1%),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28.1%), 김범수 창업자(24.58%),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24.56%)이 뒤를 이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그룹 총수들이 보유한 주식 종목 150개 가운데 3분의 2는 2분기 주가가 하락했다"며 “3분기 이후에는 상반기 실적보다 주가가 더 많이 오른 종목을 중심으로 가격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고, 차익 실현 매물에 금리·환율 등 대외 변수까지 겹치면 등락 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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