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수준 공포 지속…시장 불안 장기화
반도체 쏠림에 국내만 출렁…파생시장도 제동
AI 투자 지속성이 분수령…“리스크 관리 우선"
▲사진=제미나이
한국형 공포지수(VKOSPI)가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의 높은 변동성을 이어가면서 국내 증시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단순한 투자심리 악화를 넘어 시장 구조와 제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이례적인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급 쏠림이 이어지는 한 당분간은 지수보다 변동성 자체가 시장을 좌우하는 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날 83.33을 나타냈다. 지난달 24일 장중에는 97.78까지 치솟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80선을 웃돌며 극단적인 변동성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VKOSPI는 코스피200 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30일간의 기대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투자자들이 향후 주가 급등락에 대비하기 위해 옵션이라는 '보험'에 얼마나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다시 말해 현재 시장은 투자자들이 역사적으로도 매우 비싼 보험료를 감수하면서까지 위험 회피에 나서고 있다는 의미다.
VKOSPI는 통상 20 안팎에서 움직이며, 시장 불안이 커져도 40을 넘는 경우는 드물다. 통상 50 이상은 극단적인 위험 회피 심리가 반영된 구간으로 해석된다. 현재처럼 80선을 웃도는 수준은 금융위기나 코로나19 팬데믹 등 대형 충격기에나 나타났던 이례적인 수치다.
이번 변동성 장세는 일반적인 시장 흐름과는 다르다는 평가다. 통상 공포지수는 증시가 급락할 때 상승하지만, 최근에는 지수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는 상승장에서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은 단기 과열과 투자심리 불안이 동시에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실제 국내 증시의 체감 변동성은 역사적 수준이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코스피의 하루 평균 변동률은 3.3%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상반기(3.51%) 이후 가장 높았다. 상반기에만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수차례 발동되면서 하루에도 시장 분위기가 급변하는 장세가 이어졌다. 사이드카는 프로그램 매매를 일시 중단하는 제도이며, 서킷브레이커는 주식시장 전체의 거래를 일정 시간 멈추는 장치다.
국내 증시와 미국 증시의 온도차도 뚜렷하다. 코스피는 지난 6일 이후 이날까지 15% 가까이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주요 지수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반도체 업종 조정이 미국 증시보다 국내 증시에 훨씬 크게 반영되면서 시장 충격이 증폭됐다는 분석이다.
증권가는 이 같이 극심한 변동성의 근본 원인으로 반도체 중심의 수급 쏠림을 꼽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가운데 인공지능(AI) 투자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시장 전체가 반도체 업종의 영향을 크게 받는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것이다. 실제 삼성전자가 시장 기대를 웃도는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가 오히려 급락한 것은 기업 실적보다 투자심리와 수급이 시장을 좌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높은 변동성은 파생상품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거래소는 당초 지난달 29일 상장할 예정이었던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기초 개별주식 위클리옵션을 상장 나흘 전인 25일 연기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이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됐다는 우려를 반영한 조치다. 거래소는 시장의 안정적 운영과 상품의 원활한 정착을 위해 상장을 미루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개인투자자의 공격적인 투자 성향도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4~6월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하루 평균 35조9000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도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면서 변동성이 다시 레버리지를 부르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는 당분간 시장의 분수령은 반도체 기업의 실적보다 AI 투자 사이클의 지속 여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주 예정된 ASML과 TSMC를 시작으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서 AI 투자 확대 기조와 수익화 가능성이 재확인돼야 국내 증시의 변동성도 점차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방인성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요즘 국내 증시를 이해하는 열쇠는 변동성으로, 높아도 너무 높다"며 “상승장에서의 변동성 급등은 단기 과열과 불안 심리가 동시에 커졌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 관점에서는 이런 국면일수록 레버리지 축소와 분할 대응이 유효하다"며 “높은 VKOSPI는 옵션 프리미엄이 비싸다는 뜻이라 헤지 비용이 큰 반면, 변동성 매도 전략엔 기회일 수 있으나 급등 시 손실 위험도 크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2분기 실적이 분수령이며, 방향성 베팅보다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둘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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