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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호 칼럼 반론] 도대체 에너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3.02 09:09

정범진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

[이성호 칼럼 반론] 도대체 에너지

▲정범진 경희대 교수.

내 칼럼에 대해 이성호 전 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장께서 반박해 왔기에 다시 펜을 든다. 내가 제기한 문제는 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너무 높고, 햇볕과 바람이 없을 때 공급할 예비발전기를 필요로 하며, 출력이 일정하지 않아서 전체 전력망의 10%를 초과하면 전기품질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아직까지 대규모 발전을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값비싼 전력저장장치(ESS)를 덧붙이면 10%를 넘을 수 있겠지만 그것은 가뜩이나 나쁜 경제성을 더 악화시킨다.

우선 그는 이런 문제 제기가 ‘케케묵은 왜곡 주장’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발전단가가 낮은지, 예비발전기를 필요로 하지 않는지, 전력생산이 간헐적이지 않은지를 설명했어야 한다. 그런데 그는 내가 제시한 2012년 발전단가와 2017년 발전단가가 다르다고 주장했다. 년도가 다르니 다를 것이다. 더 싸지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비싸다. 5~6배 비싼 것은 비싼 것이 아니라 차원이 다른 것이다.

‘원전은 부하추종 전원’이 아니라고도 했는데 연료비가 싸서 100% 출력으로 가동하는 것이 유리한 전원은 부하추종이 필요 없던 것뿐이다. 프랑스와 같이 전체 전력의 70%을 원자력으로 하는 경우에는 부하추종을 한다. 하지만 이것이 부하추종은커녕 환경 여건이 허락될 때만 간헐적으로 전력생산이 가능한 재생발전의 옹호 논리가 될지 모르겠다.

나는 제주의 풍력 이용률이 25%로 매우 낮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그는 독일의 18%보다 높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나의 주장은 재생발전소가 용량의 25%만을 발전할 뿐이라는 것이다. 그나마도 제주도의 풍력은 우리가 전기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여름철 첨두부하때는 전력이 나오지 않는다. 대부분 전력이 남아도는 시기에 전력을 생산한다.

그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통계를 인용하며 몇몇 국가의 태양광과 풍력의 성장을 예로 들었다. 에너지정책은 국가적으로 자원과 기술력이 다르기 때문에 국가별 비교는 조심해야 한다. 전제가 다른데 직접비교를 하는 것은 곤란하다. 우리나라에 적용할 수 없는 것을 사례로 드는 것은 혹세무민이다.

발전연료의 차별적 관세부과 문제도 그는 제기했다. 이 정책의 최대 피해자는 LNG이다. 그러나 원자력은 연료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전력생산단가의 10%에 불과하기 때문에 면세 문제로 흠잡을 수 없는 전원임을 알아야 한다.

그는 ‘태양광, 풍력의 변동성을 기존 발전소로 보완할 수 있으며 새 발전소는 필요없다’고 했다. 이는 전력예비율의 개념을 모르는 것이다. 전력수급계획을 수립할 때 우리는 약 20% 정도의 예비율을 확보한다. 이는 발전설비의 고장, 정비, 수요예측의 오차에 대비한 것이다. 결국 예비력으로 잡아놓은 발전기가 당초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재생에너지발전이 펑크낸 전력을 보충하는데 사용되고 있어서 다른 차원으로 전력 안정성을 저하시키는 것이다.

제주도가 재생에너지의 테스트베드로 사용되는 것은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제주는 우리나라의 1% 정도이다. 면적은 1%를 초과하고 인구는 1% 정도이고 대형공장이 없어서 전력사용은 1% 미만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 시험된 재생에너지가 대한민국 전체로 확대해 적용할 수 있다는 주장은 억지이다. 한전은 제주에 전기를 팔아서 1년에 1000억원 이상 적자를 보고 있지 않은가? 보조금으로 수지를 맞추는 것을 자립이라고 할 수는 없다.

원전 사고 대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원전의 규제가 느슨하다고 했는데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US NRC)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거의 모든 권고사항을 수용하고 있다.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리, 사용후핵연료 처리 그리고 원전 해체에 대해서도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비용을 적립하고 있고 이 또한 원자력발전단가에 이미 반영돼 있다.

제기된 문제에 대해 엉뚱한 답을 하고 진영논리로 또 다른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성숙한 토론의 자세가 아니다. 재생에너지발전은 도서지역과 소규모 발전을 담당하기 적절하다. 그러나 기존 발전을 대체하겠다고 하면 도대체 에너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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