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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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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부' 신설에 중기·소상공인 '반발'...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6.08 07:45

▲(사진=에너지경제신문 DB)


지난 5일 당정이 중소벤처기업부 신설을 골자로 하는 18부·5처·17청 체제의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쌍수를 들고 환영한 줄 알았던 중소, 중견기업과 소상공인들이 항의성명을 잇달아 발표하는 등 갈등국면이 깊어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중소벤처기업부 신설은 환영하나, 개편 안에 있어 기존의 ‘소상공인정책국’ 체제가 그대로 유지되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연합회는 "개편 안에 따르면 중소기업정책실, 창업벤처혁신실과 달리 소상공인정책국은 그대로 국체제로 이뤄지면서 중소기업, 벤처기업 지원 조직은 승격되고 소상공인조직은 그대로 유지, 오히려 격하되는 듯 하는 인상이라 실망스러운 상황"이라고 반발했다.  

연합회는 "소상공인연합회도 중소기업, 벤처기업 조직처럼 대등한 조직으로 꾸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회는 지금 개편 안으로 중기부가 신설되더라도 별로 나아질게 없고 오히려 역차별 당하지 않을까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이에 맞서 중소기업은 중소기업대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지난 5일 중소기업중앙회는 정부의 조직개편 발표 시 일찌감치 성명을 내고 "부 신설은 환영하지만, 조직개편에는 아쉬움이 크다"고 항의했다.  

중기중앙회는 조직개편 이원화 문제점을 꼬집었다. 산업정책은 산업통상자원부, 기업정책은 중소벤처기업부로 되어 있어 향후 수요자인 중소기업들이 2개 부처를 상대해야 하는 만큼 업부가 혼란스럽고,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중기중앙회 측은 "일자리 창출,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 잡기와 포용적 성장, 중소기업의 창업·성장·회수의 전 과정을 일관되게 한 부처에서 추진해야 하지만, 이번 조직개편 안을 보면 이원화 되어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산업통상자원부에 있는 일부 산하기관들을 새로 신설되는 중기부 산하기관으로의 이전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중기중앙회는 코트라 등 일부 중요 기관을 중기부에 가져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산업통장자원부가 어림없는 얘기라고 강력반대하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통상업무와 대외무역 정책에서 코트라 등 산하기관은 반드시 필요한 조직이다"며 "신설된 조직으로 부처욕심을 내면 자칫 대외무역의 같은 큰일을 그르칠 수 있다"며 불가능한 얘기임을 잘라 말했다.  

중견기업도 정부조직개편 안에 환영은 하나 우려를 표명한 것은 마찬가지이다. 우선 중기부의 구체적인 업무 범위가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중견기업 정책 업무를 산업통상자원부로 이관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  

중견기업 정책 업무를 담당하는 ‘중견기업정책국’은 2012년 탄생 당시 지식경제부 소속이었지만, 이듬해 중소기업청으로 옮겨졌다. 이후 중견기업 사이에서는 "중기청이 각종 정책을 중소기업 중심으로만 운영하며 중견기업을 소외시키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그래서 이번에 기대감을 가지나, 업무확정이 안 된 상태에서의 이전에 대한 불안감도 큰 것이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도 지난 5일 성명을 내고 기존 정책이 중소기업 지원의 확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평가하고, 중견기업 정책 업무의 산업통상자원부 이관에 대해 기대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목소리를 달랐다. 산자부에 소속되면서 중견그룹이 대기업과 같은 규제의 대상으로만 묶는 것을 가장 우려했다. 또 중소기업과는 달리 정부에서 중견기업에 대한 명확한 지원의사도 없는 것이 불안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 관계자는 "산업부가 중견기업에 대해 대기업 정책과 규제업무 중심으로 운영될 경우 중견기업은 차라리 중기부에 남는 것이 낫다"며 "중견기업의 뜻을 모아 공청회 등을 통해 정부의 지원의사 등을 확인하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윤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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