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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국내 금융사들이 기후변화와 환경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에 속속 가세하고 있다. 국내 금융사들은 환경보호, 고용창출 등 공공이익을 증진하는 사업에 쓰이는 자금을 조달하는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채권을 적극 발행하는 한편 환경 보호를 위한 캠페인도 추진하며 ‘지속가능경영’ 전략을 수립한다는 복안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2000억원 규모의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다. 채권 만기는 2년이고, 발행금리는 2년 만기이고, 발행 금리는 연 0.93%의 고정금리다.
ESG 채권은 친환경 사업의 자금으로 쓰이는 그린본드와 저소득층 지원 및 노숙인 보호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자금 용도인 소셜본드, 두 가지가 혼재돼 있는 지속가능채권으로 구분된다. 이 중 최근 우리은행이 발행한 지속가능채권은 사회 취약계층 지원과 일자리 창출, 신재생에너지 개발 등을 지원하기 위해 발행하는 특수목적채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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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지속가능채권 발행 현황. |
우리은행은 해당 채권을 녹색사업 또는 사회적 가치 창출 사업 분야를 지원하는데 활용할 계획이다. 태양전지,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뿐만 아니라 에너지효율, 오염방지 및 관리, 친환경 교통수단 등 녹색채권 지원가능요건과 사회적채권 지원가능요건에 해당하는 계획사업을 평가 및 선정 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2월 시중은행 최초로 2000억원 규모의 원화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한 이후 이달까지 총 4차례의 채권을 발행해 재생에너지 관련 대출이나 중소기업지원대출 등의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KB국민은행도 올해 들어 ESG 관련 채권을 네 차례나 발행하며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달 초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총 5억 유로 규모의 유로화 커버드본드(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를 발행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번 발행 자금은 지속가능채권 형태로 조달돼 지속가능 금융 관리체계에 해당하는 친환경 및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사용된다.
이렇듯 금융사들이 발행하는 ESG 채권은 친환경은 물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 지원 등 다양한 곳에 활용되고 있다. ESG는 환경, 사회책임, 지배구조 등을 포괄적으로 담고 있기 때문에 금융사가 발행한 ESG 채권이 특정 한 부분만을 목적으로 발행됐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ESG 채권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면서 금융권의 ESG 채권 발행액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투자자들은 다양한 부분에서의 이벤트 발생 리스크를 과거보다 더욱 심각하게 고려하게 됐다"며 "그 이벤트 중에는 ESG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환경, 사회문제 등이 포함되기 때문에 앞으로 ESG에 대한 중요도는 더욱 부각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국내 한 금융사 관계자는 "ESG 채권은 만기가 2~5년으로 저금리 시대에서 단기간에 안정적인 수익을 얻기에 좋다"며 "이같은 장점으로 인해 최근에 발행하는 채권들은 투자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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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ESG기획부에서 근무 중인 임설 과장(사진 왼쪽부터), 조은빈 대리, 원동호 대리.국민은행은 21일 ESG 기획부 3인방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해당 글을 블로그 등 SNS에 게재했다. |
금융사들은 ESG 채권 뿐만 아니라 다양한 환경 캠페인을 통해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에 동참하고 있다. 일례로 국민은행은 올해 초 사회공헌 관련 부서를 ESG기획부로 명칭을 바꾸고 ESG 관련 이슈 대응을 총괄하도록 했다. 해당 부서에서는 사회적 가치에 부합하는 금융상품이나 환경경영 등을 기획한다. ESG 관련 현황 모니터링, ESG 관련 회의체 운영, DJSI(다우존스 지속가능성 지수)평가대응 등도 해당 부서에서 총괄한다.
하나금융그룹은 올해 3월 사회가치창출을 확대하기 위해 그룹 내 사회책임경영을 총괄하는 행복나눔위원회를 ‘사회가치경영위원회’로 명칭을 변경하고 그룹의 ESG 전략을 포함한 사회가치경영과 관련된 정책수립, 사업계획을 결의하도록 했다. 하나금융은 중장기적으로 친환경 투자를 확대하고, 여신포트폴리오에 환경리스크가 반영되도록 관련 리스크를 정비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다음달 말까지 일회용품 반입을 제한하고, 텀블러와 머그컵 사용을 장려하는 환경보호 캠페인 ‘지구는 WOORI가 지킨다 시즌Ⅱ’를 진행한다. 또 다른 금융사 관계자는 "기후변화 등 환경 문제가 부각되는 상황에서 친환경 정책에 적극 동참하고 지속가능경영을 수립하는 것이 금융사가 가야할 길이다"며 "정부의 정책과 맞물려 금융사들의 이같은 행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