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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발전소 모습. |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 태양광 발전 설비가 수익성 악화로 큰 폭의 감소를 보여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정부가 발전공기업 등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구입을 크게 늘리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특히 신재생에너지의 현물시장 거래가격은 물론 발전 공기업의 장기 고정가격 구입계약까지 크게 낮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정부 신재생에너지 확대 강화 정책이 공허한 탁상공론에 그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19일 전력통계정보시스템의 연료원별 설비용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월부터 6월)까지 태양광 보급량은 1374W로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보급량 1823MW보다 24.6%(449MW) 감소했다. 올 상반기 태양광 보급량은 당초 정부가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올해 계획한 물량 3600MW의 38.2%에 그쳤다.
문제는 정부가 올해 상반기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 고정가격계약 물량을 지난해 상반기 대비 무려 70.8%를 늘려 낙찰가격 상승을 기대했는데도 이같은 결과를 낳은 것이다. 정부는 앞으로 발전 공기업의 RPS 물량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예정이지만 이런 정책이 문제 해결의 답이 될 수 없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업계는 최근 발표된 올해 상반기 RPS 장기 고정가격 계약의 평균 낙찰가격이 대폭적인 물량 확대에도 무려 10.1%나 떨어진 게 그 반증이다. 이는 REC 현물 거래 시장 가격이 폭락한 가운데 업계가 그간 돌파구로 인식해온 장기 고정가격 계약에 참여하지 못해 대기한 물량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업계는 그간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현물거래 시장 가격이 급락해도 RPS 장기 고정가격 계약만 하게 되면 어느 정도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RPS 장기 고정가격 계약의 낙찰가격마저 추락, 현물 거래 시장 가격에 가까워지면서 태양광 발전 사업로서는 어렵게 장기 고정가격 계약을 맺어도 과거 같은 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정부가 태양광 사업 참여 확대를 위해 RPS 고정가격 계약 물량을 늘려 계약 참여 문턱을 낮추고 있지만 태양광 사업 참여의 유인효과가 점차 낮아지고 있는 셈이다.
고정가격계약에 태양광 사업자들은 그나마 희망을 품었는데 고정가격계약 가격도 크게 하락해 현물시장 가격과 차이가 좁혀져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지게 됐다. 이에 신규 발전사업자 진입이 더 사라져 태양광 보급량은 계속 감소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정부는 이에 대응해 RPS 고정가격계약 입찰 물량을 지속해서 확대해 가격 하락을 막고 실시간 현물시장이 아닌 고정가격계약 중심으로 시장을 마련할 방침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부가 고정가격 계약 물량을 늘리는 것은 결국 전기 소비자들의 부담을 늘리는 것이 돼 전기료 인상 논란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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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부터 RPS 고정가격계약 가격 변화 추이.(단위:SMP+1REC/원). 자료: 한국에너지공단 |
태양광 보급량 감소는 태양광 사업의 수익성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게 원인으로 분석된다. 태양광 발전소 공급과잉으로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자 태양광 전력판매 현물시장 가격과 함께 RPS 고정가격계약 가격도 하락하면서 태양광 설치 비용 대비 수익을 내기 어려워졌다. 태양광 신규발전소 진입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해 상반기 RPS 고정가격계약 평균가격은 1MWh당 15만1439원 지난해 하반기는 14만3682원 올해 상반기는 13만6128원으로 1년 동안 10.1%(1만5311원) 하락했다
업계서는 태양광 발전의 수익성이 하락하자 신규 유입이 감소하고 있어 위기에 처했다고 경고하고 있다. 탄소인증제 도입으로 설치비가 증가해 실제 가격 하락 폭보다 더 크게 하락했다고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행된 탄소인증제로 탄소 1등급 모듈을 써야 해 2등급 모듈을 사용한 것에 비해 모듈값만으로 15% 공사비 상승요인이 발생한다. 탄소인증제 시행전과 비해 장기고정계약단가가 1MWh당 1만2000~1만3000원이 더 떨어진 것과 같다"며 " 울며 겨자먹기로 입찰에 참여해야 하니 신규 유입자가 대폭 줄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게다가 RPS 고정가격계약 가격이 현물시장 가격과 차이가 좁혀지면서 20년간 높은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다는 장점도 사라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 태양광 현물시장 평균가격은 1MWh당 11만5174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RPS 고정가격계약 평균가격 15만1439원의 76.1% 수준으로 가격차이가 꽤 났다.
하지만 이 차이는 현재 좁혀져 올해 6월 태양광 현물시장 가격은 1MWh당 11만4708원으로 올해 상반기 RPS 고정가격계약 평균가격 13만6128원의 84.3%로 가격차이가 좁혀졌다.
태양광 현물시장 가격과 RPS 고정가격계약 가격 차이는 더 좁혀질 수 있다. 유가 상승 등으로 추후 SMP(계통한계가격)가 1MWh당 10만원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하는데 REC 현물시장 가격이 3만원 정도를 유지할 시 태양광 현물시장 가격이 1MWh당 13만원도 가능해진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태양광 전력판매 가격 하락 위기에 대해 "하반기에도 RPS 고정가격계약 물량을 지속 확대해서 현물시장을 줄여나가고 안정적인 입찰시장 중심으로 이끌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wonhee454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