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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M&A 지형도] 포트폴리오 완성한 조용병 회장…신한금융, 손보업 진출 결과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9.13 15:28

마지막 퍼즐 손보업 라이선스 취득

디지털 손보사 부진은 부담



KB금융과 리딩금융 경쟁 지속

비은행 강화로 시너지 기대


국내 굴지의 금융지주사들은 그동안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워왔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공격적인 M&A로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며 종합금융그룹으로 완벽한 모습을 갖췄다. 이제는 완성된 포트폴리오를 무기로 리딩금융 경쟁에서 승기를 쥐어야 하는 새로운 라운드가 시작됐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비은행부문을 보강하기 위해 카드, 증권사 등의 인수를 저울질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4대 금융지주사의 M&A 현 주소와 향후 과제 등을 조명해본다.<편집자주>


-글싣는 순서-
① "몸집만 키우는 시대 갔다"…전략 확고해진 금융지주
② 생보사 통합 남은 KB금융, M&A 마침표는 ‘비은행 지표’
③ 포트폴리오 완성한 조용병 회장…신한금융, 손보업 진출 결과는
④ ‘지주사 완성형’은 한 끗 차이, 우리금융지주 과제
⑤ 롯데카드 인수전 참여...하나금융지주의 고민

신한금융그룹

▲신한금융지주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신한금융지주는 그동안 빠져있던 손해보험사 퍼즐 조각을 맞추면서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모두 완성했다. 신한금융은 4대 금융 중 비은행 비중이 가장 높은데, 포트폴리오 완성을 통해 비은행 부문은 더 탄탄해졌다. 단 디지털 손해보험사의 성공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은 신한금융이 과제로 안게 됐다.

포트폴리오 완성이란 결실을 맺은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3연임 도전을 앞두고 있다. 이제는 박빙의 라이벌인 KB금융그룹과 리딩금융그룹 격차를 좁히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 손보사 퍼즐 완성…디지털 손보사 적자 한계 극복 과제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신한EZ손해보험은 신한금융의 16번째 자회사로 지난 7월 1일 공식 출범했다. 신한EZ손보는 신한금융이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을 최종 인수한 후 사명을 바꾼 것으로, 디지털 손보사를 표방하고 있다.

신한EZ손보 출범으로 신한금융은 포트폴리오 완성이란 숙제를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신한금융은 그동안 적극적인 M&A(인수·합병)으로 몸집을 키워왔으나, 손보 시장에는 진출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었다. 신한금융은 대형 보험사 인수보다는 지난해 10월 국내 손보사 중 가장 규모가 작은 소형 보험사인 BNP파리바카디프손보를 인수하기로 결정하며 손보업 라이선스를 획득하는 방식을 택했다.

포트폴리오 완성이란 숙제는 마무리했으나 디지털 손보사 성적이 부진하다는 점은 부담이다. 국내 디지털 손보사인 캐롯손해보험의 상반기 순손실 규모는 332억원으로 1년 전 대비 66억원 손실 규모가 더 커졌다. 하나손해보험은 상반기에 120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1년 전의 51억원 흑자에서 적자 전환했다. 신한EZ손보는 상반기 45억원 적자를 냈는데, 이는 1년 전 54억원 적자에 비해서는 약 9억원 적자 규모가 줄었다. 디지털 보험사의 경우 소비자들이 아직 대면 보험 가입 선호도가 높은 데다, 출범 초기 홍보 등 각종 비용이 발생하기에 흑자 전환을 하기가 쉽지 않다. 10월에는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출범을 앞두고 있어 경쟁도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신한금융은 종합금융그룹이란 타이틀이 있는 만큼 디지털 손보사란 선택이 옳은 선택이었다는 점을 보여 줘야 한다. 신한금융은 신한EZ손보 최고경영자(CEO)로 40대인 강병관 전 삼성화재 투자관리파트 부장을 발탁하고, 신한EZ손보를 디지털 손보사로 성공시키기 위한 작업에 한창이다. 신한EZ손보는 자동차할부금 상환 신용손해보험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앞으로 생활 밀착형 보험을 내놓으면서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디지털 손보사의 한계가 있는 만큼 신한금융의 추가 손보사 인수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지난달 신한금융의 한화손해보험 인수설이 흘러나오기도 했으나 두 회사가 이를 전면 부인하며 일단락됐다. 한화손보는 자산 규모 기준 손보업계 6위의 중대형 보험사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신한금융이 손보업 라이선스를 획득했으나 신한EZ손보의 규모가 작아 손보업 보강을 위한 추가 손보사 인수 가능성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 KB금융과의 리딩금융 경쟁…포트폴리오 효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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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회장은 2017년 취임 후 아시아신탁, 오렌지라이프, 네오플럭스, 신한BNP자산운용 100% 지분 매입 등을 추진하면서 포트폴리오를 완성해 나갔다. 앞으로 남은 것은 이를 바탕으로 KB금융그룹과 리딩금융 경쟁에서 승기를 잡는 것이다. 손보업 진출도 리딩금융을 굳히고 있는 KB금융과 격차를 줄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숙원으로 여겨졌다.

최근 연간 순이익을 보면 KB금융이 신한금융을 따돌리고 리딩금융을 지키고 있다. 상반기 기준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순이익 격차는 약 300억원 차이로, KB금융이 앞섰다. 신한금융 순이익은 2조7208억원, KB금융은 2조7566억원이다. 단 2분기 순이익은 신한금융 1조3204억원, KB금융 1조3035억원으로 신한금융이 더 앞서며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당장 신한EZ손보 영향으로 신한금융 순이익이 커지는 것은 아니지만, 손보업 진출로 신한은행, 신한라이프, 신한금융투자 등 그룹 계열사와 연계된 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룹의 시너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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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그룹 계열사 상반기 당기순이익.


이를 통해 비은행·비이자이익 부문 성장도 장기적으로 기대할 수 있다. 신한금융은 이미 KB·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 등 4대 금융 가운데 순이익 중 비은행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앞으로 은행, 비은행 간 포트폴리오 균형을 더 맞출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상반기 기준 비은행 비중은 신한금융은 41.5%, KB금융 40.2%, 하나금융 30%, 우리금융 19.2% 정도다. 비은행 비중이 높다는 것은 경기가 좋지 않아 은행 수익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금융그룹이 안정적인 수익성을 갖췄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비이자이익의 경우 금융그룹이 금융투자 부문 위축 등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손보업 강화로 향후 보험관련 이익 부문 등에서 새로운 이익 확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신한금융은 3분기께 신한금융투자 본사 매각을 통한 일회성 이익이 발생해 연간 5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을 따돌릴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장기적으로 영업 이익을 통해 리딩금융 자리를 굳히는 것이 포트폴리오 확대의 결실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신한금융의 경우 상반기 충당금이 다른 금융그룹보다 보수적으로 쌓았지만 경상이익은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며 "KB금융과의 순이익 격차가 벌어진 후 다시 축소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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