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고 오더피킹’과 천영석 트위니 대표. 사진=김하영 기자 |
한낱 ‘목동’에서 당당한 ‘장군’로 성장한 ‘스타’ 스타트업을 꿈꾸며 벤치마킹하는 국내외 창업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러나 성공의 열매를 맛보기 위한 과정은 매우 험난하다. 스타트업(창업)은 했지만 점프업(성장)하기까지 성공보다 좌절이 더 많은 ‘정글 게임’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늘도 부단히 돌팔매질을 연마하는 ‘다윗 후예’ 스타트업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에너지경제신문 김하영 기자] 물류로봇은 실내외를 가리지 않고 상품의 공급ㆍ분류ㆍ포장 등을 관리하는 데 사용되는 자율주행차량(AGV)이나 이동로봇 플랫폼을 의미한다. 쉬운 예로, 택배 물류센터에서 무거운 짐을 싣고 운반하는 로봇을 떠올리면 된다.
이처럼 물류의 흐름을 더욱 빠르고 원활하게 해 물류 전반에 걸친 업무 효율성을 높여주는 물류로봇이 갈수록 각광 받으면서 대기업 LG전자부터 클로봇ㆍ트위니ㆍ나우로보틱스 등 여러 중견·중소기업들이 저마다의 독자 기술을 앞세워 시장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트위니는 자율주행로봇 ‘나르고’, 대상 추종로봇 ‘따르고’, 자율주행과 대상추종 기술을 결합한 로봇 ‘더하고’ 등을 개발해 물류센터는 물론 공장·병원 등 다양한 수요처에 공급하는 로봇 전문 스타트업이다.
트위니는 지난 2015년 9월 쌍둥이 형제인 천홍석·천영석 공동대표가 설립했다. 동생인 천영석 대표는 "대학생 때부터 기업가를 꿈꿨고, 천홍석 대표의 창업 제안에 도전하게 됐다"며 "천홍석 대표가 회사의 전략, 방향 등을 설정하면 뒤에서 받쳐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위니의 대표 제품은 ‘나르고’와 ‘따르고’이다. 나르고는 목적지가 주어지면 로봇이 스스로 목적지까지 원활하게 이동하는 자율주행 로봇이다. 물류창고·공장·사무실 등 물건 운송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느 곳에서라도 활용될 수 있다. 60㎏부터 100㎏, 500㎏ 등 다양한 무게의 물품을 적재할 수 있는 모델들을 갖추고 있다. 다른 물류로봇들과 달리 3차원(3D) 라이다 센서를 탑재했다.
천영석 대표는 "2차원(2D) 라이다는 특정 높이의 단면을 알 수 있고, 3D 라이다는 사람처럼 주변 환경을 3차원으로 인식할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면서 "로봇이 자율주행을 하기 위해서는 지도에 그려진 다양한 지형과 지물을 많이 인식해야 하는데 3D 라이다 센서가 이같은 역할을 수행해 준다"고 설명했다.
다만, 3D 라이다 센서를 활용하면 컴퓨터가 처리해야 할 데이터의 양이 많아지고, 노이즈(지도에는 없지만 로봇 센서가 인식하는 사물ㆍ사람)도 함께 많아지는 단점이 있다.
트위니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이즈와 데이터 양을 줄일 수 있는 자체 알고리즘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알고리즘 덕분에 트위니 로봇들은 복잡한 환경에서도 자기 위치를 정확히 인지해 이동하거나 물류 처리를 지원할 수 있다.
▲‘따르고100’. 사진=트위니 |
천 대표는 "오더피킹은 고객의 주문에 맞춰 필요 물품을 찾은 뒤 배송처별로 분류ㆍ정리하는 작업으로, 물류센터 업무 중 가장 많은 일손과 시간을 필요로 한 만큼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로봇(나르고 오더피킹)을 개발했다"며 "트레이뿐 아니라 2D 라이다ㆍ깊이 인식(RGB-D) 카메라 등을 설치해 지게차 이동과 같은 돌발 상황도 감지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트위니의 또다른 대표 제품인 따르고는 사람을 따라다니는 대상추종 로봇이다. 도서관의 반납도서, 병원에서 처방약 운반 등 직원이 수행해야 할 다양한 물건 운반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대상(작업자)를 정확히 인식한 뒤 작업자를 따라다니면서 물건을 운반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앞의 자율주행과 대상추종 기술을 결합한 로봇이 ‘더하고’이다. 고객의 환경과 필요에 따라 기능을 선택하고 최적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더하고는 경남 진주에 위치한 3성급 호텔에서 시범운용 중이다. 투숙객 짐 운반과 어메니티(객실 내 비치된 비품) 보급·회수, 연회장 내 식기와 식음료 운반사용 등 식기 수거 업무에 투입돼 사용되고 있다.
트위니는 현재 공원에서 음식을 배달할 수 있는 실외 주행로봇, 아파트와 단독주택에서 쓸 수 있는 택배용 로봇도 개발하고 있다.
천영석 대표는 "로봇이 실내외에서 원활하게 주행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회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회사 비전을 밝혔다.
이를 위해 트위니는 독자기술의 강점을 한단계 더 높게 적용할 수 있는 과제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천 대표는 "유동인구가 많고, 적치물이 수시로 발생하는 서울 송파 가락시장에서 로봇이 자율주행으로 업무를 성공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르고60’. 사진=트위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