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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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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후장대, 넷제로에 도전] 조선3사, '자율운항선박' 기술 선점 경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1.20 11:28
[에너지경제신문 이승주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자율운항선박 국제 표준 선점을 위해 관련 기술 연구개발에 고삐를 죄고 있다. 현재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빅(BIG)3는 2030년 완전자율운항을 목표로 핵심 기술 실증에 돌입한 상태다. 이들이 써내려가는 연구개발 성과가 곧 ‘세계 최초’가 된다. 태평양을 횡단하는 무인선박, ‘바다 위의 테슬라’ 목표는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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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아비커스와 SK해운이 대형 상선의 자율운항 대양횡단에 성공했다. 아비커스의 하이나스 2.0 시스템을 살펴보는 선장과 항해사의 모습. 사진=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2020년 12월 자율운항 선박 전문 스타트업 아비커스(AVIKUS)를 출범시키고, 현재 대형선박용 자율운항 솔루션 ‘하이나스(HiNAS) 2.0’까지 상용화시켰다. 이는 완전 무인화 단계는 아니지만 원격제어가 가능한 IMO 표준 2단계로, 실운항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적의 운항경로를 생성하고 엔진출력을 자율적으로 제어해 연료소모를 최소화 시킬 수 있다. 아비커스는 지난 8월 SK해운·장금상선 등 국내 선사 2곳의 건조 중인 23척의 대형 선박에 솔루션을 탑재시키는 수주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아비커스는 현재 컴퓨터비전과 조종제어 2개 분야에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컴퓨터 비전은 해상에서의 해무와 날씨 조건, 물 반사 등 외부환경을 고려한 인지 기술이다. 인지 기술이 고도화 될 수록 충돌 위험 판단·최적 운항로 탐색·자동접안시스템에서의 완벽을 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비커스는 지난해 6월 경북 포항에서 12인승 레저보트 자율운항 솔루션을 실증한 데 이어 올해 6월 세계 최초로 18㎥급 초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이용한 자율운항 대양횡단을 성공한 바 있다. 세계 1위 조선사 현대중공업의 압도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2028년 28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선박 자율운항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부다.

대우조선

▲지난 8월 1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2 무인이동체산업엑스포’의 대우조선해양 부스에서 진은석 대우조선해양 스마트십솔루션연구 파트장 책임연구원이 ‘육상 자율운항 관제센터’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이승주 기자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20년부터 자율운항 솔루션(DS4, DSME Smart Ship Platform)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첫 자율운항기술시험선의 이름은 단비(DAN-V, DSME Autonomous Navigation-Vessel)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회사에 단비 역할을 기대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사측은 단비를 이용한 실증 테스트를 반복 수행, 자율운항 핵심기술 역량을 확보하고 미래 자율운항 선박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자율운항 솔루션의 특징은 웨더라우팅(Weather Routing) 기능이다. 일종의 선박용 내비게이션이다. 대양의 파고 현황 및 날씨 정보를 취합해 최적의 경로를 안내한다. 현재 대부분의 선주들은 전문 웨더라우팅 업체를 이용하고 있는 상태로, 서비스 비용은 물론 연료비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디지털트윈 기반의 상황 모니터링 솔루션도 장착돼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은 가상공간에 실물과 같은 물체를 만들어 여러가지 위험 상황을 예측하고 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야간이나 원거리 통신 환경이 좋지 않을 때도 이를 활용해 선박 주변 상황을 항상 관측할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2025년부터 자율운항 솔루션을 본격적으로 실제 선박에 탑재하고 2030년 관련 기술 개발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삼성

▲삼성중공업 선박해양연구센터 내 원격관제센터에서 자율운항 중인 선박 ‘SAMSUNG T-8’에 장착된 고성능 카메라를 통해 조선소 주변과 장애물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은 2016년부터 독자 개발 자율항해 체계인 ‘삼성자율선박시스템(SAS, Samsung Autonomous Ship)’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난 2019년 자율운항 시험선 ‘이지고(EasyGo)’를 제작하고 원격·자동 제어기술의 해상 실증에 착수한 뒤, 지난 2020년 300t급 예인 선박 삼성T-8호의 자율 운항도 마쳤다.

삼성중공업의 SAS에는 레이더·범지구 위치결정 시스템(GPS)·자동식별장치(AIS)·360도 열화상 카메라·충돌 회피를 위한 엔진 자동 제어 기술이 도입됐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목표해양대학교와 세계 최초 자율운항선박 간 충돌 회피 기술 실증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 실증 과정에서 자율운항 선박 충돌회피·‘ㄹ’자 형태의 다중 경유점 경로제어 기술을 선보였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6월 해양안전대전(KOE), 한국선급(KR), SM그룹 KLCSM과 중대형선을 위한 자율 항해 시스템의 실운항 적용 승인에 관한 공동연구협약을 체결하고, 영국 선급 로이드로부터 자체 디지털 트윈 기술(SVESSEL CBM) 기본 인증을 획득했다. 또한 해당 솔루션을 연내 상용화하고 2025년까지 부분자율운항 기술을 실제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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