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 직원들이 서울역에서 시민들에게 ‘에너지다이어트 10’ 실천방안을 제공, 가정·상점에서 국민들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도록 홍보했다. 연합뉴스 |
한국전력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들이 최근 에너지 절약 및 효율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연일 맹추위로 겨울철 난방수요까지 크게 올라가고 있는 상황에 대한 대처로 풀이된다. 이는 에너지를 아끼고 잘 쓰는 게 글로벌 에너지 위기를 넘고 경제난을 극복할 수 있는 핵심 방안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표 에너지인 전기와 가스를 각각 판매하는 한전과 가스공사의 에너지 절약 및 효율화 활동, 국내 에너지 효율 향상을 이끄는 한국에너지공단의 각종 지원사업을 상·중·하 등 세 차례에 걸쳐 각각 소개한다. [편집자 주]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한국전력공사(사장 정승일)가 에너지절약 솔선수범에 나섰다. 한전이 역대급 적자를 기록하면서 결국 내년 전기요금 기준연료비의 킬로와트시(kWh)당 50원 안팎 인상설이 무성하다. 4인 가구 당 전기요금이 최소 월 평균 1만5000원 넘게 오르는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뜻이다. 한전은 인상폭을 최소화하고 국민들의 절약 동참을 위해 실내 난방 온도를 17도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직원들은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에너지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는 불만도 있지만 전기를 생산, 판매하는 주체로써 국민들에게 절박함을 알려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겨울철 에너지 절약 5대 실천강령’을 시행하고 있다. △건물 난방온도 17도 이하로 제한 △겨울철 전력 피크 시간대(오전 9시·오후 4시) 난방기 순차 운휴 △근무 시간 중 개인 난방기 사용 금지 △경관조명 소등 △업무시간 실내조명 3분의 1이상 소등(전력 피크 시간대 2분의 1 이상) 등이다.
한전은 지난 11월부터 겨울철 에너지 사용량 10% 절감을 목표로 하는 ‘에너지 다이어트 10’ 캠페인도 전개하고 있다.
한전 직원들은 서울역 등에서 국민들에게 △겨울철 실내온도를 18~20℃ 유지 △전기 난방기 사용 자제 △사용하지 않는 방의 조명 끄기 △에너지 소비효율등급이 높은 가전제품 사용하기 등 일상 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안실천방안을 전달, 가정·상점에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도록 홍보하고 있다. 전기요금 청구서에도 에너지다이어트10 행동요령을 싣고 있다. 한전은 내년초에도 에너지다이어트 거리 캠페인을 지속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초·중·고에 전기절약 실천 교육자료를 배포, 프로배구단과 카카오톡 채널을 통한 절약 메시지 홍보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전기를 절약할 경우 직접적인 혜택을 주는 에너지캐시백(전기+가스)도 적극 시행하고 있다. 공공기관과 국민들의 생활실천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절약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가구별로 주변 단지·세대보다 전기 사용량이 적으면 돈으로 돌려주는 방식이다.
에너지 캐시백 제도는 지난 2월에 세종, 전남 나주, 충북 진천 등 3개 혁신도시에서 시범적으로 실시됐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2022년 2~5월 세종·나주·진천 등 3개 지자체에서 에너지 캐시백 시범 사업으로 총 779MWh의 전기를 절감하는 등 그 효과가 매우 좋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 평균 절감률은 14.1%, 단지 절감률은 1.5%였다. 이는 현대자동차에서 생산하는 전기차 ‘니로’를 무려 1만 2200대나 완충할 수 있는 전력량(490만km 주행 가능)이다. 또한 시범 사업 참여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99%가 사업에 재참여하고 싶다고 답했다. 한전은 계속해서 임직원과 가정의 가입을 독려할 방침이다.
한편 한전은 올해 최대 40조원에 달하는 적자가 예상된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을 계기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치솟은 가운데 국내 소매요금에는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전이 직접 절약 캠페인에 앞장서는 이유다. 급증한 에너지 수입 규모는 우리나라가 14년 만에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는 결정적 원인이 됐다.
우리나라는 올해 들어 11월까지 총 426억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냈다. 같은 기간 3대 에너지원(원유·천연가스·석탄) 수입액의 전년 대비 증가 폭은 748억달러로 무역수지 적자 규모를 웃돌았다. 한전의 적자로 채권시장까지 돈줄이 마르고 있다, 2023년에도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큰 가운데 민생과 밀접한 전기요금 상승폭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에너지 소비를 대폭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