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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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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두 급락 쇼크] ① 파두, 시총 1조 공중분해… "대어가 잡어 됐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1.13 16:09

8월 상장했는데 4월부터 매출 전무

주가 순식간에 반톡막 시총 1조 깨져



파두 "고객사와 신뢰는 여전해" 입장

증권가 "투자자 신뢰는 이미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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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7일 열린 파두의 코스닥 시장 상장기념식에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에너지경제신문 강현창 기자]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 파두가 초라한 실적 발표의 여파로 급락했다. 3분기에 상장한 법인의 2분기부터 매출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투자자들이 혼란에 빠졌다. 파두는 올해 기업공개(IPO)에서 조 단위 대어로 꼽히며 화려하게 증시에 입성한 곳이다.


◇파두, 매출 ‘실종’ 발표에 급락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파두는 지난 9일 하한가를 기록하며 전 거래일대비 1만400원 하락한 2만4300원을 기록했다. 이어 10일에도 5330원이 더 떨어지며 1만8970원을 기록했다. 13일에야 보합세를 유지하며 1만9040원에 장을 마쳤다.

파두는 지난 8월 7일 상장한 코스닥 법인이다. 공모가는 3만1000원이었지만 상장 첫날 10.97% 내린 2만7600원으로 장을 마쳤었다. 약세에도 불구하고 1조3000억원대의 시가총액을 유지하며 대어의 위상은 지켰다. 이어 주가가 점차 상향하며 지난 9월 12일 시총 2조181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실적 발표 이후 상황이 반전됐다. 지난 8일 파두는 3분기 매출 3억2100만원, 영업손실 14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파두는 지난 2분기에는 매출 59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에는 176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한 회사다.

이후 주가 하락으로 이미 시총 1조원대도 깨졌다. 고점 대비 1조원이 넘는 가치가 증발한 것이다.


◇8월 상장했는데 4월부터 매출 부진


파두의 매출 부진은 SK하이닉스를 거쳐 미국의 메타(페이스북)에 공급하던 데이터센터용 SSD컨트롤러 수주가 실종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3일 파두는 장문의 입장문을 발표하고 SSD콘트롤러와 관련해 지난 2분기와 3분기에 발주가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원고지 46매 분량의 입장문에서 파두는 "경쟁 제품으로 교체를 해서는 아니며 최종고객사로부터의 발주 자체가 중단되었다"며 "4분기부터는 소규모라도 발주가 재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는 파두의 수주 재개 계획 보다는 매출 부진을 숨겨 신뢰를 깨버렸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파두는 지난 1분기 말 상장 심사 청구를 하고 NH투자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해 기업공개(IPO) 작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이 이뤄지는 동안 매출이 전무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실적 부진을 숨기고 상장을 진행했다는 의혹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파두는 상장 과정 중에 연말까지 누적 매출 12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1분기 매출 176억원에 2분기와 3분기 매출이 없는 상황에서 목표를 이루기는 어렵다.

2분기 실적 결산을 마친 뒤에 상장한 회사의 경영진이 이런 상황을 몰랐을리 없다는 점에서 이번 파두 측의 입장문도 설득력을 잃고 있다.

실제 투자자들은 이번 상황에 대해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수준의 잘못이 있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증권가 "신뢰는 이미 바닥" 비판


파두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바닥을 치는 상황에서 파두는 고객사와의 관계가 신뢰할만 하다는 입장을 전하고 있다.

파두의 입장문에 따르면 "지금도 기존 고객들과의 협업관계는 매우 돈독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소량이지만 고객사로부터 발주가 재개되어 일부 매출을 이미 확보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2024년까지는 불확실한 시장상황으로 인해 분기별 실적이 불규칙할 수 있다"며 "2025년 이후에는 다수의 고객군 추가 효과와 데이터센터 시장의 견조한 수요 등으로 인해 본격적인 성장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확신할 수 없는 전망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2025년이면 성장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라며 "최근 산업 전반은 코로나19와 전쟁, 공급망 이슈 등 예상할 수 문제들로 흥망이 갈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상황은 워낙 크게 실망감을 안긴 이슈라서 파두에 대한 매수주문을 내려면 큰 고민이 뒤따를 것"이라며 "실적 회복이 되는 속도보다 다시 신뢰를 얻는 시간이 더 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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