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배성완 하나손해보험 신임 대표이사, 김영석 교보라이프플래닛 대표, 장영근 카카오페이손해보험 대표. |
[에너지경제신문=박경현 기자] 국내 디지털손해보험사가 일제히 외부 인물로 수장을 교체하면서 새롭게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새로 발탁된 수장들은 ‘손보업 정통자’나 ‘경영전략 전문가’ 등으로 불리는 만큼 만성적자에서 빠져나와 수익성 강화를 이뤄낼 수 있을지 시선이 모인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하나금융그룹은 관계회사경영관리위원회에서 배성완 전 삼성화재 부사장을 하나손해보험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추천했다.
하나손보 대표자리에 외부 출신이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디지털손보사의 체력 강화에 대한 하나금융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손보업계 영업통으로 통하는 배 전 부사장을 선임함으로써 하나손보가 장기보험 위주의 성장전략을 본격 수행해 낼 것이란 기대가 실린 것으로 분석된다.
배 전 부사장은 1968년생으로 영남대 경제학과 졸업 후 삼성화재에 입사해 근무했다. 그는 삼성화재에서 CPC기획팀장, 경기사업부장, GA1사업부장, 삼성화재 상무, 부사장 등을 거치며 업계 경력이 30년 이상인 손보업 내 정통한 인물로 평가된다.
하나손보는 2020년 출범 첫해 16억원 적자를 기록한 뒤 2021년 207억원의 흑자를 달성했지만 이는 사옥매각 등의 효과인 것으로, 지난해 당기순손실 702억원으로 손실을 키웠고 올 들어서도 지난 3분기 기준 누적 순손실 435억원을 기록했다.
배 내정자는 김재영 대표가 풀어가기로 한 디지털 기반 B2B2C 제휴 확대, 신제품 출시를 통한 수익성 제고 등의 과제를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배 전 부사장이 GA(법인보험대리점) 사업부장과 장기보험부문장을 역임한 바 있어 손해보험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기획과 영업 분야 등에서 전문 역량을 갖추고 있어 하나손보를 이끌어 갈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지난 1일 신임 대표로 김영석 전 SK바이오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을 선임했다. 김 신임 대표는 서울대 교육학과 졸업 후 경영컨설팅회사 액센츄어에서 CRM 본부 디렉터, EY한영의 아시아 태평양 PI 리더 및 한국 디지털 리더 등 등을 거친 뒤 AIA행명에서 CTO와 COO를 역임했다. 이후 SK바이오사이언스 최고 전략기획담당 임원을 지냈다. 특히 비즈니스모델 구축과 사업전략 프로세스 강화, 경영전략 컨설팅에서 강점을 보인 인물이다. 김 대표는 카카오뱅크 설립 과정에 참여해 자문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교보생명은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신성장 전략을 맡았던 김 전 실장을 통해 라이프플래닛에 새로운 동력을 일으키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김 대표는 최근 취임 후 첫 상품을 그동안 20~40대는 주목하지 않았던 대상포진에 집중해 출시하는 등 혁신적인 행보를 보였다. 라이프플래닛이 최근 출시한 ‘(무)라플 365 미니보험’은 대상포진, 갑상선 기능저하, 통풍 등 현대인 생활 질환을 집중 보장한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지난 2013년 국내 최초 인터넷 전문 보험사로 출범한 회사로, 교보생명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출범 이후 10년 동안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설립 첫해에 5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뒤 △2020년 132억원 △2021년 159억원 △2022년 139억원 적자를 나타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지난 7월 24일 주주총회에서 선임한 장영근 대표를 새로운 구원투수로 낙점했다. 글로벌 인슈어테크 볼트테크코리아 대표였던 장 대표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후 매사추세츠공대(MIT) MBA를 거쳤다. 이후 SK텔레콤과 베인앤컴퍼니에 몸 담았고 IT 스타트업 랩식스케이를 창립했다.
카카오손보는 고객이 원하는 보장 선택이나 일상생활에 밀접한 보험상품을 추구해왔다. 이에 장 대표의 볼트테크코리아 경험이 보험사업 전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이다. 카카오페이손보 측은 "디지털 보험 상품 및 IT 서비스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글로벌 인슈어테크 기업에 몸 담았던 경험으로 본격적인 사업 확장과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카카오손보 역시 지난해 10월 출범 이후 매분기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26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뒤 올해 1분기에도 8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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