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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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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기획 ①] K-방산, 200억달러 수출 위해 구슬땀…향후 과제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6.23 15:01

글로벌 분쟁 속 지상·공중·해양 무기체계 판로 확대 박차

국가별 맞춤형 수출 지원 강화·‘패키지 딜’ 활성화 등 필요

비궁

▲K-711 군용 트럭에 실린 70mm 지대함 유도 로켓탄 '비궁' 발사 현장

정부와 방산업계가 올해 무기체계 수출액 200억달러 달성을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유럽·중동 지역 내 분쟁이 지속되면서 K-방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상황을 활용하기 위함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루마니아에서 1조5000억원에 달하는 계약이 체결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는 K-9 자주포 54문·K-10 탄약 운반 장갑차 36대·휴대용 지대공 유도 무기 신궁 54기 등이 포함됐다.


루마니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전력 증강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러시아 의존도를 낮추고 서방 진영 무기체계를 중점적으로 도입하는 것도 특징이다.


업계는 △레드백 보병 전투차(IFV) △K-239 천무 다연장 로켓 △K-2 전차 △원격 통제 무기체계(RCWS) 등의 도입 계약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차·함정·항공기 등을 타격 가능한 미사일도 진출 품목으로 꼽힌다.


K-9을 비롯한 폴란드향 수출도 지속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군비청과 천무 72대와 사거리 80㎞급 유도탄 등 2조2526억원 규모의 2차 실행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아리온스멧' 기술을 토대로 미 육군의 다목적 무인 차량 사업에도 도전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내년부터 4년간 FA-50PL 36대를 인도할 계획이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도 FA-50 후속 계약 추진도 독려하기 위해 폴란드를 찾았다. 아프리카에서는 이집트와 세네갈 등이 FA-50 수출 대상국으로 꼽힌다. 중동과 동남아의 경우 국산 헬리콥터 첫 수출도 점쳐진다.


특히 미국 진출로 경전투기 시장 내 입지를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구체적으로는 해군 고등·전술 입문기(UJTS)와 공군 전술 훈련기(ATT) 프로젝트 수주를 노리고 있다. 경쟁사 보잉의 T-7A가 납기 지연을 겪은 가운데 B737 등 민항기도 잇따라 사고에 휩싸이면서 반사이익도 누리고 있다.


STX가 올해 4월 말 페루 조병창이 발주한 차륜형 장갑차 공급 사업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됨에 따라 현대로템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최종 계약 후 현대로템은 페루 육군에 6000만달러 규모의 K808 백호 30대를 인도한다.


이는 현대로템의 차륜형 장갑차 첫 수출이자 국산 전투 장갑차의 중남미 지역 최초 진출 사례다. 현대로템은 향후 중남미 시장에서의 사업 확장 기반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남미에서는 대 테러·치안 유지 활동의 일환으로 장갑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현대로템은 페루 인접국에서의 추가적인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현대로템은 동유럽에서의 수주고 역시 기대하고 있다. 루마니아 국방부는 올해 1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와 9651만7500달러(약 1180억원) 규모의 정부 간 거래(G2G) 계약을 맺었다.


또 K-2 흑표 전차의 고정·기동 간 사격을 시연해 2㎞ 밖 과녁에 명중시키는 장면을 연출했다. 이 외에도 험지 주행·상하·좌우·전후 자세 제어 능력과 승차감도 선보였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루마니아 정부와 1차 50대 등 총 300대 규모의 수출 물량과 금액 등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LIG넥스원은 70mm 지대함 유도 로켓탄 '비궁' 미국 수출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미 국방부의 해외 성능 시험(FCT)을 4회 거쳤고, 다음달 중으로 예정된 환태평양 훈련(림팩, RIMPAC)에서 시험 발사에 성공하면 올해 안으로 미 수출 계약이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시험 과정에서 가격 등 제반 조건에 대한 협상이 이뤄지고, 양측이 합의를 도출하면 최종 수출 계약 체결하게 된다. 구본상 LIG회장은 실제 수출 성사를 위해 7월 중 미 국방부와의 협상에 나선다.


미국에는 유수의 방산 기업들이 있으나 LIG넥스원의 '비궁'이 높은 관심을 사는 이유는 소위 '가성비'가 우수해서다. 미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에 유도 로켓탄을 적극 지원하고 있어 재고량이 부족한 것으로 전해진다.


세계 최대 무기 시장인 미국으로의 비궁 수출이 성공할 경우 타국으로의 수출 쾌거를 이뤄낼 수도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이지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 수주 잔고만으로도 2030년까지 성장이 유효한데, 루마니아 방산 기업 '롬암'과 계약을 체결한 LIG넥스원은 5조원에 달하는 천궁-Ⅱ 수출이 유력하고 수출 품목 확대도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업계는 한국수출입은행법 개정으로 '실탄'이 늘어나면서 한숨을 돌렸으나, 지속가능한 솔루션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다. 수출 대상국 상당수가 '현질'에 난항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국가별 맞춤형 수출 지원을 추진 중이지만, 미래형 무기체계 개발을 돕고 신속시범사업 현실화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등 실질적인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하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노골적인 유럽의 견제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후폭풍도 맞을 수 있다"며 “정부간 협력을 강화하고, 다른 산업군과 동반 진출하는 '패키지 딜'을 활성화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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