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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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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만 코앞 ‘인사이드 아웃2’, “나만 그런 거 아니네”...어른이들 ‘불안 고백’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6.27 08:23
영화 '인사이드 아웃2'  스토리 중심 감정인 '불안이'.디즈니코리아

▲영화 '인사이드 아웃2' 스토리 중심 감정인 '불안이'.디즈니코리아

영화 '인사이드 아웃2'가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며 흥행 돌풍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른바 '어른이(어른+어린이)들의 불안'이 특히 조명 받는 분위기다.


2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2일 개봉한 '인사이드 아웃 2'는 전날 기준 누적 관객 수 452만 4513명을 기록했다.


전편 '인사이드 아웃'(2015) 496만 9735명 기록에는 44만명 정도 남겨뒀는데, 주말 한번이 남은 6월 중 500만 돌파가 유력한 상황이다.


현재 OTT 보급 등으로 침체된 극장가 분위기를 고려하면, 이런 흥행은 특히 눈에 띈다.


가령 '포스트 아포칼립스(세계멸망 이후)물' 교본으로 꼽히는 매드맥스 시리즈는 공교롭게도 전편과 후속편 모두 인사이드 아웃 시리즈와 같은 해 개봉했다.




그러나 올해 개봉한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높은 관람객 평점 등에도 관객 수(160만명)가 전편 '매드맥스: 분노의 질주'(384만명) 절반에 못 미쳤다.


이런 '인사이드 아웃2' 흥행 중심에는 영화 전반을 이끌어가는 주연 감정, '불안이'가 있다.


불안이는 주인공 라일리가 사춘기 소녀에 접어들자 기존 감정에서 보다 세분화된 감정으로 등장한다.


불안은 실존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인 공포와 달리, 가능성에 대한 추정적 두려움을 상징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화를 내고 있는 상사에 대한 두려움이 공포라면, 상사가 화를 낼지 모른다는 걱정은 불안으로 표현되는 셈이다.


영화를 관람한 관람객들은


“어른이 되고 나니 '불안이'의 마음을 너무 잘 알겠어서, 예상치 못한 장면들에서 눈물이 났다"


“나이가 들수록 '기쁨'보다는 '불안'을 더 많이 느끼는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다"


“자주 당황하고 매번 불안해하는 나를 위해 만들어진 영화 같았다"


“늘 불안에 시달리는 사람인데 중반까진 너무 괴롭고 힘들었다"는 식의 후기를 남기고 있다.


다른 관람객들 역시 이런 후기에 많은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


실제 통계적으로도 불안 증상을 호소해 병원까지 찾은 '어른이'들이 전편 '인사이드 아웃' 개봉 전후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정부는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제10조에 따라, 5년마다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불안장애 환자 수는 2017년 65만 2694명에서 2021년 86만 5108명으로 32.3% 급증했다.


특히 20대는 증가율이 무려 86.8%에 달해 가장 빠르게 늘었다.


이는 유병률이 크게 올랐다기보다도, '불안'을 참지 않고 병원을 찾은 청년층이 많아진 것으로 해석됐다.


'불안'이 더 이상 숨겨야 하는 약점이 아니라, 마주하고 적절한 수준에서 조절해야 하는 '감정'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고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공공 영역에서도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압도적 1위인 국민 자살률에 대응하기 위해, 정신건강에 대한 '인식 문턱'을 낮추고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현황 파악 단계에서부터 '정신질환' 실태조사가 가장 최근 조사에서 '정신건강' 실태조사라는 표현으로 바뀌었다.


조사 대상도 그동안에는 성인 연령층에 한정됐으나, 소아·청소년을 별도로 구분해 실시한 조사가 올해 처음으로 발표됐다.


'대통령직속위원회 다이어트'에 나섰던 윤석열 정부도 정신건강을 국가 중요 과제로 보고 '정신건강 정책 혁신위원회'를 최근 신설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위원회 첫 회의에서 “일상에서의 우울과 불안이 정신질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기에 발견해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7월부터 국민이 전문가에게 심리상담을 받는 '전 국민 마음 투자 사업'을 시작해 임기 내 총 100만명에게 심리상담 서비스 패키지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배우자 김건희 여사 역시 같은 날 정신질환 경험자와 자살 유가족 등을 만나 “깜깜한 밤하늘이 나를 향해 무너져 내리는 듯한 불안감을 경험했었다"며 개인적 경험을 털어놨다.


김 여사는 “고통스러웠던 과거를 이렇게 밝히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저를 통해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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