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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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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하라 vs 포기 못해”…한국만큼 일본도 석탄발전소 폐지 논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7.09 13:03

일본 최대 기후협의체 JCI “2035년 석탄발전 폐지 및 재생E 80% 확대” 주장

일본 최대 발전사 제라 1GW 석탄발전 암모니아 혼소 실증 성공, 상용화 착수

한국 2036년까지 노후석탄 28기 폐지 및 가스발전 전환, 2030년 24기 혼소

기후솔루션 “암모니아 누출로 미세먼지 증가”…환경단체 “하루빨리 폐쇄해야”


일본 최대 발전사 제라와 엔지니어링사 IHI는 공동으로 1GW급 석탄발전소의 암모니아 20% 혼소발전 실증시험에 성공했다. 사진=제라

▲일본 최대 발전사 제라와 엔지니어링사 IHI는 공동으로 1GW급 석탄발전소의 암모니아 20% 혼소발전 실증시험에 성공했다. 혼소 버너 앞에서 양사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라 인터넷 홈페이지

한국만큼이나 일본도 석탄발전소 폐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많다. 일본 최대 기후협의체가 정부에 석탄발전소 폐지 및 과감한 재생에너지 보급 정책을 주문한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세계 최초로 기가급 석탄발전소의 암모니아 혼소발전에 성공해 상용화에 착수했다.


9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일본 기후이니셔티브(JCI)는 지난 8일 성명를 통해 “일본 정부에 섭씨 1.5도 목표와 일치하는 야심찬 2035년 목표를 설정할 것을 촉구한다"며 “일본은 2035년까지 온실가스(GHG)를 66% 이상 감축하기 위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가 필요하며, 제7차 전략에너지계획은 이 목표를 달성하도록 설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JCI는 이어 “지금은 화석연료에서 빠르게 벗어나기 위해 에너지 효율성을 개선하고 재생에너지 보급을 가속화할 때"라며 “일본은 G7 회원국으로서 2035년까지 전력부문의 대부분 탈탄소화를 공약했다. 이를 위해 2035년까지 석탄발전소 단계적 폐지를 명확히 하고, 에너지 효율성 개선과 재생에너지 도입을 극대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JCI는 “일본은 재생에너지 용량을 현재보다 3배로 늘릴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2035년까지 전력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을 65~80%까지 늘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JCI에는 기업 153개, 지자체 5개, 대학 및 연구기관 6개, 시민단체(NGO) 52개 등 총 216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기업 중에는 파나소닉, 노무라종합연구소, 오츠카, NTT DATA, 닛산식품, 니콘, 소프트뱅크, 스미토모, 기린 등 다수의 상장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다른 한쪽에선 석탄발전소를 에너지전환에 적극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일본 최대 전력회사인 제라(JERA)는 헤키난 석탄발전소 4호기에서 세계 최초로 1GW 규모의 암모니아 혼소발전 실증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암모니아 혼소 실증이 진행 중이지만, GW급 규모에서 혼소에 성공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제라는 석탄발전 9GW, 가스발전 43.6GW 등 총 57.2GW 발전용량을 보유하고 있다.


제라는 “정격출력 1GW 운전에서 암모니아 20% 혼소를 통해 혼소 전과 비교해 질소산화물(NOx)은 동등 이하, 황산화물(SOx)은 약 20% 감소한 것을 확인했으며, 온실효과가 강한 아산화질소(N2O)는 검출한계치 이하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제라는 이번 실증을 토대로 본격적인 석탄발전소와 가스발전소의 암모니아 및 수소 혼소발전 기술발전과 상업화에 나설 예정이다.


제라는 “2028 회계연도까지 암모니아 혼소를 최소 50%로 늘리고, 2030년대 초에 50% 이상의 고함량 암모니아 혼합물을 상업적으로 실현 가능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추가 실증 시험을 실시할 것"이라며 “2025 회계연도까지 가스터빈형 화력발전소에서 30%의 수소 혼소 실증시험을 실시해 2030년대 중반에 수소 혼합물을 상업적으로 실현 가능하게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라는 “우리는 암모니아와 수소를 이용한 화력발전이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탈탄소화를 모두 달성하는 현실적인 접근 방식이라고 믿는다. 이 방식을 아시아와 전 세계의 신흥 경제권 나라에 제공함으로써 해당 국가와 지역의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는 전력 공급과 탈탄소화 추구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도 석탄발전소 폐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많다.


정부는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당시 58기 석탄발전 가운데 2025~2036년 안에 노후 28기를 폐지하고 LNG발전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서는 2037~2038년 안에 설계수명 30년이 도래하는 12기를 양수 및 수소발전 등 무탄소전원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정부의 석탄발전 폐지 계획은 상당히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1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암모니아 발전기반 인프라 구축사업' 주관기관으로 선정된 한전은 2030년 석탄발전기 43기 중 24기에 암모니아 20%를 혼소발전하고, 2050년에는 수소 또는 암모니아를 100% 사용해 발전할 계획을 밝혔다.


기후솔루션은 “암모니아 혼소발전 시 암모니아가 최소 0.1%에서 최대 25%까지 누출되는 것으로 추정됐다"며 “누출량을 0.1%로 잡아도 미세먼지 배출량이 1.5배 더 많아져 충남지역 미세먼지 배출량이 기존 5512톤에서 8430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조순형 충남환경운동연합 기후에너지특위 위원장은 “암모니아 혼소 발전은 하루 빨리 조기폐쇄 시켜야 할 석탄화력을 억지로 수명연장 시키는 일이다. 탄소중립의 실효성도 경제성도 부족한 암모니아 혼소 계획은 즉각 폐기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재생에너지 환경이 부족한 한국과 일본 특성상 양국 정부는 에너지안보를 위해 석탄발전을 존치시키려 하지만 환경단체와 진보진영은 단계적 폐지를 주장하고 있어 석탄발전을 둘러싼 양국의 논란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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