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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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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프·티몬, 정산에 이어 환불 지연까지…제2 머지사태 오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7.24 12:17

여행상품에 소비재 판매 중단…PG사들 카드결제 취소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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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위메프와 티몬에서의 '정산 지연'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판매자에 대한 대금 정산뿐 아니라 소비자 환불도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여행상품뿐 아니라 상당수 소비재 판매도 중단되면서 이미 구매한 소비자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기반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큐텐 계열사인 위메프와 티몬은 현재 정산과 환불 지연 사태를 겪고 있다. AK몰과 인터파크커머스는 정상가동 중이다. 위메프·티몬에서는 여행상품 판매 중단에 이어 백화점, 홈쇼핑 등의 소비재 판매도 잇달아 중단되고 있다.


전자지급결제대행(PG)업체들은 전날부터 위메프·티몬 기존 결제건에 대한 카드 취소를 막았다. 고객들의 취소 신청이 빗발치자 손해를 막기 위해 카드 취소 통로를 막은 것이다.


이 때문에 위메프·티몬 고객은 환불 요청시 계좌번호를 입력하고 현금을 돌려받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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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 결제방법 선택에서 '카드 결제'가 사라졌다

이날 티몬에서는 결제방법 선택시 신용카드가 빠졌다. 무통장입금이나 휴대폰결제, 실시간계좌이체, 토스페이, 삼성페이, 티몬페이로만 구매할 수 있다.




'페이 대란'도 현실화하고 있다. 티몬 캐시의 페이코 포인트 전환과 해피머니와의 거래, 포인트 전환도 전날부로 중단됐다.


위메프·티몬은 최근 선불충전금 '티몬 캐시'와 각종 상품권을 선주문 후사용 방식으로 할인가에 판매해 인기를 끌었다.


가령 티몬 캐시를 10% 할인했고, 해피머니상품권 5만원권을 4만6250원에, 컬쳐랜드상품권 5만원권을 4만6천400원에 각각 판매했다. 배달앱 요기요 상품권도 7∼8% 할인판매했다.


전날 티몬의 정산 지연 사태가 터지자 네이버페이와 SSG페이 등 제휴처들은 위메프·티몬에서 판매된 이들 상품권 사용을 막았다. 위메프·티몬에서 할인가에 구매해 요기요 앱에 등록한 금액권 사용도 안 된다.


위메프와 티몬에서 항공권, 숙박권, 렌터카, 각종 티켓, 여행패키지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여행사 등으로부터 취소 안내 또는 재결제를 요구받고 있다.


온라인 카페 등에는 위메프와 티몬에 환불 신청을 하고, 입금을 기다리는 중이라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하나투어와 노랑풍선 등 여행사들은 위메프와 티몬에 정산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한 데 이어 예약자들에게 재결제를 요청하는 전화를 돌리고 있다.


이번 사태는 큐텐그룹의 유동성 문제가 본격화하면서 발생했다. 큐텐그룹은 지난 2월 미국 기반의 글로벌 쇼핑플랫폼 위시를 1억7030만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위메프·티몬은 고객이 결제하면 대금을 최대 두 달 후에 판매자에게 정산해주는 시스템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이 틈을 이용해 큐텐이 무리한 사업 확장에 나선 것이 화근이었다. 큐텐이 위메프와 티몬 정산 대금을 끌어다쓰는 바람에 '현금'이 부족해지면서 정산과 환불 지연 사태가 발생했한 것이다.


위메프·티몬에 입점한 판매자들은 일단 미수금 정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정산을 받지 못하거나 정산받지 못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판매자들은 상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이미 판매한 상품을 취소하도록 소비자들에게 안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제 2의 머지사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머지포인트는 '무제한 20% 할인'을 내세우며 소비자가 상품권을 사면 액면가보다 더 많은 몫의 머지머니를 충전해줬다. 그러나 2021년 8월 당국이 전자금융업 등록을 요청했다는 이유로 머지머니 판매를 중단하자 현금 부족으로 대규모 환불 중단 사태가 발생해 피해자들의 집단 손해배상 소송으로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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