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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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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상반기 실적 ‘굿’…중소형사는 여전히 ‘불안’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7.29 15:14

금융 산하 증권사 상반기 호실적…대형사 기대치↑
PF 이슈는 계속, 부동산 비중 큰 증권사 전망 불투명
일찌감치 기대 접은 중소형사…충당금 영향 ‘계속’

여의도 증권가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들의 상반기 호실적 발표로 다른 대형사들의 기대감도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비중이 큰 중소형사의 불안은 여전하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에너지경제DB

상반기 실적 발표 시즌을 맞아 증권가 분위기가 올라오고 있다. 선제적으로 발표한 금융지주 산하 대형 증권사들이 일제히 호실적을 발표해서다. 증권가에서는 다른 대부분의 대형사 실적도 전년 대비 증가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하지만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부동산 부문 포트폴리오 비중이 큰 증권사들은 여전히 불안한 기색이 역력하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NH투자증권, KB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가 거둔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총합은 1조615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7946억원) 대비 33.59% 증가한 수치다.


부동산 PF 문제가 올 상반기까지 이어지며 각 증권사의 충당금 적립 부담이 계속됐다. 그러나 국내·미국 테마주 열풍을 중심으로 국내·외 주식 거래대금이 증가하며 증권사의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자산관리(WM) 등 수수료 수익이 늘어난 것이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실제로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작년 말 9조2874억원에서 지난 6월 말 12조9650원까지 약 40% 증가했다. 외화증권 보관금액도 1041억8835만달러에서 1273억2756만달러로 22.20% 커졌다.


PF를 제외한 전통 IB 분위기도 괜찮았다. 기업들의 직접 금융 수요가 증가한 것이 주효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주식 및 회사채 총발행액은 138조32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1% 커졌다. 주식은 85.5%, 회사채는 9.4% 늘었다. 주식의 경우 기업공개(IPO)·유상증자 부문 대형 딜이 증가한 영향이다.




이 덕분에 오랜 기간 실적이 저조했던 하나증권은 올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상반기 순이익은 1312억원으로 작년 대비 339% 급성장했다.


선발주자들이 날아오르자 다른 대형 증권사들의 기대치도 올라간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키움증권의 상반기 순익 컨센서스 합계치는 1조834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조6994억원) 대비 8% 증가한 수준이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시기 도래 등으로 거래대금 및 트레이딩 손익의 양호한 흐름세가 예상된다"며 “특히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예고된 세제 개편 중 ISA 혜택 확대 고려 시, 개인들의 증시 참여도 확대가 전망된다"고 밝혔다.


단 포트폴리오 내 부동산 비중이 큰 증권사는 안심하기 이르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상반기 순이익 전망치가 342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감소가 유력하다.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보이나, 1분기 순이익이 해외 부동산 자산 관련 손실로 저조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에서는 메리츠증권의 2분기 순이익 컨센서스로 전년 대비 15% 감소한 1380억원을 제시했다.


중소형 증권사들은 이미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 대형사와 달리 주식 위탁매매 및 WM 비중이 작아 증시 회복에 따른 수혜를 받지 못해서다.


하이투자증권이 대표적이다. 이날 DGB금융지주는 자회사 하이투자증권이 2분기 순손실 765전년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손실은 1003억원이다. 이로써 하이투자증권은 작년 4분기부터 세 분기 연속 영업이익·순이익 적자가 지속됐다. PF 신규 딜이 전무한 가운데 보수적으로 산정한 관련 충당금 납입이 계속된 영향이다.


현대차증권은 최근 상반기 순이익 251억원을 거뒀다고 공시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42.4% 하락한 수준이다. 역시 PF가 포트폴리오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신규 딜이 축소되고 관련 충당금을 반영해서다.


이외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금융 익스포져가 60%를 넘는 다올투자증권, SK증권 등의 실적 전망도 불투명하다. 이미 SK증권은 충당금 적립 때문에 1분기 적자를 기록한 상황이다.


SK증권은 올 상반기 신용등급이 하락했으며 대규모 임원 감축, 지점 통·폐합 문제로 '비상경영체제 돌입' 의혹까지 나왔다. 다올투자증권도 신용등급 전망이 내려갔다.


업계에서는 이들 중소형사의 충당금 적립이 당분간 계속되며 2분기 실적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한 중소형사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들은 그간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쌓아 적자를 감수하면서 재무안정성 확보를 했는데, 이런 기조는 당분간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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