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10일(화)



[EE칼럼] 우라늄 공급망 확보 나서야 한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8.06 10:58

강천구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강천구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강천구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지난달 17일 우리나라가 체코 역사상 최대 투자 프로젝트로 알려진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원자력발전소는 우라늄235 원자핵이 핵 분열을 일으킬 때 방출되는 에너지를 이용하여 발전기를 돌려 전력을 생산하는 시설을 갖춘 곳이다. 원전 연료의 핵심은 우라늄이다. 우라늄은 한동안 공급자보다 수요자 우위였으나 2020년부터 공급자 우위로 재편되고 있다. 더구나 서방세계의 러시아 제재 움직임과 맞물려 최대 우라늄 공급선인 러시아를 대체할 방안을 찾고 있다. 세계 우라늄 시장은 서방권과 중국, 러시아의 공급망이 장기적인 분절화로 나아가는 길 목에 진입했다.


문제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서방세계가 우라늄 시장의 큰 손인 러시아의 영향력에서 금세 벗어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와같은 상황이 지속적으로 유지된다면 우라늄 정광부터 변환-농축 등 시장 전반에 걸쳐 공급 부족을 겪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우라나라도 우라늄 연료와 농축시설을 확보한 국가들과 더욱 더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우선 거론 되는 국가가 미국이다. 미국은 러시아산 우라늄 제재를 주도하고 있어 미국과의 협력이 중요하다. 미국 정책은 자국내 기업이 농축시설을 구축할 때 외국 기업이 적극 투자하면 공급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최근 원전 산업 활성화에 원자력 수요 증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서방국의 대러시아 제재 강화 등이 맞물려 우라늄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한국광해광업공단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22년 우라늄 수입량은 575tu 이고, 동 기간 세계 우라늄 생산량은 51,753tu이다. 런던금속거래소(LME)의 7월 30일 기준 우라늄 정광 가격은 파운드당 86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37달러)보다 크게 상승했다. 이런 가격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원전은 탄소중립과 에너지안보 및 전력 공급 확충 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가장 선호하는에너지원이다. 하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따라 주길 못하고 있다. 특히 우라늄 공급이 단기간에 확충되기 어렵다는데 문제가 있다. 과거엔 우라늄 광산개발에 대한 투자가 소극적이였고 우라늄 광산업자들도 미래 수입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지 못해 신규 투자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우라늄 정광 수요는 2035년 2억9000만 파운드이며 공급은 1억1400만 파운드에 그 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좀더 깊이 있게 들여다 보면 우라늄 정광, 변환-농축 시장은 우라늄 광산과는 다른 현상을 보이고 있다. 즉 우라늄 광산은 전 세계 곳곳에 있지만 실제 중요한 농축시설을 갖고 있는 국가는 소수에 불과하다. 따라서 우리 입장에선 우라늄의 안정적 확보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세계 우라늄 시장에서 러시아는 매우 큰 손이다. IEA에 따르면 러시아는 세계 우랴늄 정광 시장 17%, 변환시장 29%, 농축시장 41%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우라늄 시장에서 러시아의 공백을 단기간 메꾸긴 어렵다.우리나라는 러시아를 대체할 공급망을 확보하는게 중요하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과 아프리카 48개국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등 경제 및 에너지 자원외교를 펼친 것은 상당히 의미있는 모습이다. 여기에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속으로 카자흐스탄과 아프리카지역의 우라늄 확보 전략을 강화하는 조치를 펼치고 있다. 카지흐스탄은 세계 1위 우라늄 보유국이며 생산국이다. 우리나라는 카자흐스탄과 보다 긴밀한 협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최근 카자흐스탄 정부는 광업세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 2025년 1월1일부터 광업 세율을 6%에서 9%로 인상키로 했다.




2026년에는 생산량에 따른 차등적 세율을 적용해 4천톤 이상의 우라늄 정광을 생산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18%의 높은 세율을 적용하고 500톤 미만을 생산하는 업체에는 4%의 세율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또한 우라늄 가격 구간별 세율을 도입해 우라늄 가격이 파운드당 70달러 이상 상승 시 0.5%의 추가 세율을, 110달러 이상일때는 2.5%의 추가 세율을 적용키로 했다.


우리나라가 안정적으로 원전을 가동하고 세계 수주에 나서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협력이 중요하다. 2015년 개정된 한-미 양국간 우라늄 공급 관련 협약을 보면 미국은 우리나라에 저농축 우라늄의 안정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약속했다. 따라서 이제는 한걸음 더 나가 저농축 우라늄 공급 보장에 관한 협상을 해야 한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으로 한수원이 미국 핵연료 기업인 센트러스에너지와 파트너십을 갖고 우라늄 공급 협력 가능성을 논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점은 의미있다. 우선 우리나라와 교류 협력이 좋은 국가와 먼저 자원외교를 통해 우라늄 공급망 확보에 나서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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