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사진=AFP/연합)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당 대선 후보 '대관식'인 민주당 전당대회가 19일(현지시간) 본격 개막했다. 행사 첫날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연사로 나서 지지자들에게 사실상 마지막 인사를 전하고 자신의 뒤를 이은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저녁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 모인 5000여명의 민주당 대의원은 당을 위해 재선 도전을 포기한 조 바이든 대통령을 각별히 예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마지막 순서로 무대에 오르자 행사장을 꽉 채운 대의원과 당원들은 '우리는 조를 사랑한다'(We Joe)는 팻말을 들고 일어나 “고마워요,조"(Thank you, Joe)를 외쳤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을 무대로 소개한 딸 애슐리 바이든을 한참 껴안았으며 티슈를 꺼내 눈물을 닦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여러 번 감사하다고 말하고 연설을 시작하려고 했지만, 대의원들은 자리에 앉지 않고 4분 넘게 환호를 이어갔다.

▲19일(현지시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딸 애슐리와 포옹한 뒤 눈물을 닦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사진=AFP/연합)
바이든 대통령은 “4년 전 추운 1월 나는 헌법을 수호해 대통령직을 수행할 것을 맹세했다"며 취임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내 뒤에는 불과 2주 전 폭도들에 짓밟힌 연방의회 의사당이 있었다"면서 “선거에서 이겼을 때만 나라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미국에서 정치폭력이 설 자리는 없다"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동했던 2021년 1월의 의회 난입 사태를 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내가 후보 사퇴를 요구한 사람들에게 화가 났다고 하는데,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나는 (대통령이라는) 내 일보다 내 나라를 더 사랑하며, 우리는 2024년 우리의 민주주의를 지켜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해리스 부통령)는 미국의 미래에 족적을 남길 역사적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나는 해리슨-월즈 당선을 위해 누구도 보지 못한 최고의 자원봉사자가 될 것을 약속한다"고 다짐했다.
연설의 상당 부분을 자신의 재임 시절 성과에 할애한 바이든 대통령은 경쟁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망할놈' 등 막말까지 서슴지 않으며 “그는 미쳤다", “그는 대선 패배시 이미 '피바다'를 장담했다", “국경 문제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 “독재자와 친한 사람은 군 통수권자가 돼선 안 된다"등 비판을 이어가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국가(國歌) 마지막 구절을 인용, “미국이여, 미국이여, 나는 너에게 최선을 다했다"라며 “나는 재직하며 많은 실수를 했지만, 나의 나라에 내 마음과 영혼을 다 바쳤다. 나는 29세 첫 상원의원으로 선출됐을 때보다 더 미국의 미래에 희망적"이라고 연설을 마무리했다.
바이든 대통령에 앞서 연단에 오른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여사는 자신이 바이든 대통령과 사랑에 빠진 여러 순간 가운데 하나로 후보 사퇴를 결심했던 당시를 거론하며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확인했다.

▲19일(현지시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인사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우)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사진=로이터/연합)
이날 전대는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을 함께하기 위해 해리스 부통령이 행사장에 먼저 등장하며 열띤 열기 속에 진행됐다. 해리스 부통령은 원래 이날 일정에 없었지만, 바이든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먼저 '깜짝' 등장한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대통령 조 바이든을 축하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역사에 남을 당신의 지도력과 우리 나라를 위한 평생의 봉사에 감사한다. 우리는 영원히 당신에게 감사할 것"이라고 후보 자리를 물려준 바이든 대통령에게 각별한 감사를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오늘 행사에서 우리 나라의 위대함과 아름다움을 보게 된다"면서 “우리는 미래의 구상을 공유하고 하나로 모였으며, 오는 11월 하나로 뭉쳐 한 목소리로 외칠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긍정과 희망, 믿음으로 나라에 대한 사랑에 의지해서 우리는 싸울 것"이라며 “우리는 싸워 이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행사에는 또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에 맞섰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참석해 마지막 '유리천장'을 깨고 새로운 역사를 써야 한다며 지지자들을 한껏 고무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우리는 단지 대통령을 뽑기 위한 선거에 나선 것이 아니다. 우리는 나라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는 함께 가장 높고 가장 단단하며 가장 마지막인 천장에 균열을 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그 유리 천장의 반대편에서 카멀라 해리스가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선서에 나설 것"이라며 “지금은 우리가 일어설 때이며, 미래를 위해 돌파해 나갈 때다. 나아가 승리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