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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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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극우당, 옛 동독 지방선거서 1위…2차 대전 후 첫 극우 승리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9.02 14:18
GERMANY-ELECTION/THURINGIA REACTIONS

▲독일 튀링겐 AfD 대표인 비외른 회케(사진=로이터/연합)

과거 동독에 속했던 독일 튀링겐 주의회 선거에서 극우 정당인 독일대안당(Afd)가 가장 많은 득표를 얻어 제1당에 올랐다. 지방선거지만 독일 극우정당이 1위를 차지한 것은 제2차 세계 대전을 일으킨 나치 시기 이후 처음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치러진 튀링겐 주의회 선거에서 AfD는 득표율 32.8%로 1위를 차지, 2013년 창당 이후 처음으로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중도 우파 성향 기독민주당(CDU)은 23.6%로 2위, 급진좌파 자라바겐크네히트동맹(BSW)이 15.8%로 3위를 차지했다.


반면 올라프 숄츠 총리가 이끄는 사회민주당(SPD)의 득표율은 6.1%에 그쳤으며, 연정 파트너인 녹색당과 자유민주당(FDP)도 저조한 득표율을 기록했다.


외신들은 1945년 나치 독일이 패망한 이후 독일에서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극우정당이 승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AfD는 이날 함께 치러진 작센 주의회 선거에서도 30.6%를 얻어 2위로 선전했다. 이 지역에서는 CDU가 득표율 31.9%로 간발 차 1위를 차지했고, BSW가 11.8%로 3위를 했다. 숄츠 총리의 SPD는 7.3%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알리스 바이델 AfD 중앙당 공동대표는 공영방송 ARD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우리에게 역사적인 성공"이라고 자평했다.


옛 동독 지역인 튀링겐과 작센은 경제적으로 낙후되고 반이민 정서가 강해 진보 성향이 짙은 신호등 연정 지지율이 낮고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AfD가 득세하고 있다. 특히 튀링겐 AfD 대표인 비외른 회케는 신나치를 연상시키는 선동적 언사를 보여 독일의 대표적 극우 정치인으로 꼽힌다.


AfD가 신호등 연정에 대한 불만과 극우 바람을 타고 약진하긴 했지만 튀링겐과 작센에서 주정부에 참여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독일 기성 정치권을 대표하는 SPD와 CDU를 비롯한 대부분 정당은 AfD와 협력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두고 있다. 헌법수호청은 튀링겐·작센 지역 AfD를 우익 극단주의 단체로 지정해 합법적으로 감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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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극우정당인 AfD 후보 등이 주의회 선거 초기 개표결과를 지켜보며 박수치고 있다.(사진=AFP/연합)

그럼에도 AfD가 강세를 보인 배경엔 높은 물가상승률과 경기침체, 에너지 가격 상승 등에 대한 동독 유권자의 불만 등이 꼽힌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진단했다. 튀링겐이나 작센처럼 극우정당이 선전하는 주들은 주로 동독에 몰려 있고, 서독 각 주에선 중도우파나 중도좌파 정당의 아성이 여전히 건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FT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원조에 반대하며 협상으로 러시아와의 전쟁을 끝내게 해야 한다는 AfD의 주장에 동조하가 이도 적지 않다면서 “과거 공산주의 동독에 속했던 두 지역 주민 다수가 중도성향 주류정당들에 깊은 환멸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카리스마와 소통 능력 부재로 역대 가장 인기 없는 총리로 꼽히는 숄츠 총리의 존재도 SPD가 고전한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실제 최근 여론 조사에 따르면 독일인의 70% 이상이 그의 리더십에 불만을 품고 있다. 또 지난 6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숄츠 총리가 이끄는 SPD는 100년 만에 최악의 결과를 내기도 했다. 당시 숄츠 총리가 속한 SPD의 득표율은 13.9%로 AfD(15.9%)에도 뒤졌다.


바이델 AfD 공동대표는 이번 선거가 숄츠 총리가 이끄는 연정에 대한 '거부'라면서 “그들은 자신들이 계속 통치할 수 있는지 자문해야 하며 그 질문은 새로운 선거를 통해 제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22일에는 내년 9월 연방의회 총선 이전 치러지는 마지막 주요 선거이자 숄츠 총리의 지역구 포츠담이 있는 브란덴부르크 주의회 선거가 치러진다. AfD는 브란덴부르크에서도 CDU를 따돌리고 여론조사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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