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15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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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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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 손실낸 중국 태양광 업계, 바닥 찍었나…“전환점 임박”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9.02 11:57

中 태양광 ‘공급과잉·무역 갈등’ 이중고

올 상반기 태양광 업계 2조원 손실

웨이퍼 가격 인상·구조조정…바닥 신호탄

중앙정부에 도움 청하기도…“반등은 더 기다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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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태양광 발전단지(사진=AFP/연합)


심각한 공급 과잉 문제와 서방과의 무역 갈등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중국 태양광 업황이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일 블룸버그통신은 '곤경에 처한 중국의 태양광 산업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다'는 제목으로 이같이 진단했다.


블룸버그는 우선 업계를 짓누르고 있는 중국의 태양광 공급 과잉과 이에 따른 가격 폭락 사태가 해소될 조짐이 조금씩 목격되기 시작했다고 관측했다. 실제 중국 태양광 업계 1위인 융기실리콘자재는 지난달 27일 성명을 내고 N형 G10L과 G12L 웨이퍼 가격을 각각 1.15위안, 1.3위안으로 0.05위안씩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또다른 태양광 웨이퍼 제조업체인 TCL중환도 세 종류의 웨이퍼 가격을 모두 인상했다.


과잉공급으로 기업들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저가 전쟁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웨이퍼 가격은 8월 넷째주 최대 6.5% 폭락했다. 융기실리콘자재는 “이번 가격 인상은 업계를 저가 경쟁의 수렁에서 벗어나고 건강한 경쟁 환경으로 되돌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트리비움 차이나의 코시모 리에스 애널리스트는 “현 시점에서 가격이 더 떨어질지 의문"이라며 “대기업들조차 타격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 태양광 산업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성장했으나 성장속도가 지나치게 가파른 탓 현재 과잉공급에 직면하고 있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태양광 모듈 생산능력은 1154GW(기가와트)로 집계됐는데 이는 올해 수요 예상치인 593GW의 두 배 규모다.


여기에 중국이 미국·유럽 등과의 무역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정부는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인상하기로 했다. 중국 태양광 기업들이 동남아시아로 우회해 생산하는 제품도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유럽연합(EU) 또한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대한 반(反)덤핑 조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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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태양광 발전단지(사진=AFP/연합)

이처럼 업계에 악재들이 난무하자 중국 태양광 기업들의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상반기 93억위안(약 1조7529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융기실리콘자재는 올 상반기 52억위안(약 980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통웨이와 TCL중환은 각각 30억위안(약 5654억원)이 넘는 손실을 냈고 JA솔라테크놀로지, 신장 다코 뉴에너지, GCL 테크놀로지도 모두 적자 전환했다.


중국 태양광 시장을 주도하는 이들 6개 기업이 올 상반기 145억위안(약 2조7355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중국 태양광 업황이 바닥을 찍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실제 중국 태양광 기업들의 고위급 임원진은 산업이 다시 회복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에 도움을 요청했다. 구체적으로 신규 공장 건설 규제, 저효율 공장 단속, 가격하한제 도입, 구조조정 촉진 등을 촉구했다.


업계 내 구조조정은 이미 시작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통웨이는 지난달 초 경쟁업체인 장쑤 루너지 뉴에너지 테크놀로지의 지분 51% 이상을 사들였다. 다른 기업들의 확장 계획들도 지연되거나 중단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중국 태양광 업황이 바닥을 쳤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공장들의 잇따른 폐쇄가 임박해 시장 재균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고 모건스탠리는 가격이 이미 저점을 찍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업계가 본격적인 회복기로 전환하기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측됐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업체들은 수익성 저하와 미국·EU 시장 접근 제한을 둘러싼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있다"면서도 “중국 태양광 산업은 다운사이클의 마지막 단계로 접어들어 내년에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태양광 가격이 손익분기점 수준까지 회복되려면 6~12개월은 더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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