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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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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의 땅’ 美 ESS 시장…韓 배터리 새 돌파구 될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9.03 11:58
ESS,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리튬이온 배터리가 설치되고 있다(사진=AFP/연합)

미국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혜택에 이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의 영향으로 올해는 미국 ESS 설치량이 사상 처음으로 10기가와트(GW) 고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시장 불황에 직격탄을 맞은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게 실적 반등 기회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배터리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는 와중에 개발업체들이 IRA의 세액공제 혜택을 확보하기 위해 분주하자 올해 미국에서 유틸리티급 ESS 설치량이 급증하고 있다.


실제 에너지컨설팅 업체 우드매켄지와 미 청정전력협회(ACP)가 발표한 최신 '미 에너지 저장 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미국에서 1265메가와트(MW)의 ESS가 새로 설치됐는데 이는 전년 동기대비 84% 급등한 수치이며 1분기 기준으론 사상 최대 규모다.


보고서는 이어 올해 미국에서 12.9GW의 ESS가 새로 추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럴 경우 미국 연간 ESS 설치량이 사상 처음으로 10GW선을 웃돌게 된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2028년까지 총 62.2GW의 ESS가 새로 설치될 것이라고 우드매켄지는 예측했다.


미국 정부기관인 에너지정보청(EIA)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내놨다. EIA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국 신규 ESS 설치량은 4.2GW로 집계됐는데 올 하반기에는 10.8GW의 ESS가 새로 설치될 것으로 예정됐다.




EIA의 이같은 예측이 현실화되면 올해 미국에서 15GW의 ESS가 새로 추가돼 미국 ESS 설비용량은 올 연말까지 30GW를 넘어선다.


이처럼 ESS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끈 일등공신은 IRA로 꼽힌다. IRA는 청정에너지 프로젝트에 30% 세액 공제 혜택을 부여하는데 부품 등이 자국에서 조달되거나 ESS가 저소득 지역 또는 에너지 전환에 영향받는 지역에 설치되면 추가 혜택을 준다.


여기에 재생에너지와 연계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ESS가 설치돼도 IRA 혜택 대상이다. 이 때문에 유틸리티급 ESS 시설이 급증하게 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런 와중에 배터리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ESS 성장을 견인시킨 또다른 요인으로 지목된다. ACP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배터리 평균 비용이 지난해 키로와트시(kWh)당 139달러로, 10년전인 kWh당 780달러 대비 대폭 감소했다.


글로벌 ESS 선두 기업인 플루언스 에너지의 존 자후라닉 아메리카 담당 회장은 “배터리와 ESS 비용의 지속적인 하락세를 목격하고 있다"며 “특히 원재료 비용 감소, 생산 규모 확대, 둔화된 전기차 수요 대비 과잉된 공급이 배터리 가격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ESS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는 미국에서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블룸버그NEF는 글로벌 ESS 시장이 매년 21%씩 성장해 2030년 시장 규모가 137GW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태양광과 풍력의 연평균 성장률은 각각 9%, 7%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블룸버그NEF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ESS 비용 하락의 주역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 제조업체들도 LFP 배터리를 활용한 ESS 생산에 나서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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