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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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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IB 없는 ‘DIY 딜’ 시대 연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11.10 11:56

SK스페셜티·엔펄스·넥실리스

SK그룹, IB 없는 대형 딜 진행

자체 역량 축적…독자 딜 가능

IB업계 수익구조 변화 불가피

객관성·소통 리스크 주의 필요

서울 종로구 SK그룹 사옥

▲서울 종로구 SK그룹 사옥.

SK그룹이 최근 진행하는 주요 거래에서 투자은행(IB)을 주관사로 선정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딜을 추진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계열사가 참여하는 합병과 지분 매각 등 리밸런싱 작업에서 SK그룹은 외부 자문사 없이 독자적으로 거래를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SK, 최근 주요매각 자체 추진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그룹의 지주사인 ㈜SK는 100% 자회사인 SK스페셜티를 매각하기 위해 한앤컴퍼니를 단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통보했다. 이 딜은 주관하는 IB없이 진행 중이다. 법률적인 자문은 광장을 통해 받으면서 진행 중이다.


현재 SK그룹의 소재 사업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는 SKC도 반도체 소재 자회사인 SK엔펄스를 매각하고 있다. 이 딜도 주관사없이 진행 중이다.


SKC의 다른 자회사인 SK넥실리스도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 하면서 주관사 없이 직접 그룹이 투자자를 찾고 있는 중이다.


SK그룹의 이러한 행보는 오랜 기간 준비해온 결과물이라는 분석이다.




SK그룹은 2017년부터 타 대기업과는 다른 방식으로 IB를 활용해왔다. 당시 LG그룹이나 롯데그룹, CJ그룹은 주요 딜에서 IB에 전권을 위임했다. 하지만 SK그룹은 거래 전반에 깊이 관여하며 IB의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학습했다.


딜이 진행될 때마다 해당 계열사 임원들뿐만 아니라, 다른 계열사의 임원들까지 IB에 자료를 요청하고 실무 과정에 참여한 것을 전해졌다.


학습은 SK그룹 전체의 딜 역량 강화로 이어졌다. 그룹 차원에서 M&A 노하우가 축적되었고, 이는 현재의 자체 딜 추진 역량으로 발전했다.


그 결과 SK그룹은 특히 실사 과정과 기업가치 산정, 협상 전략 수립 등 IB의 핵심 업무 영역에서도 상당한 전문성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SK그룹은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기존에 수펙스추구협의회와 SK(주)로 분산되어 있던 투자 기능을 지난해 말 SK(주)로 단일화했다. 이를 통해 의사결정 구조를 간소화하고,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딜 추진이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IB업계 파장과 시장의 우려

이러한 변화는 IB업계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SK그룹이 자체 딜 능력을 키우고 성과까지 꾸준히 낼 딜에 대한 헤게모니(주도권)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자체적인 딜 역량 확보가 거래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확인될 경우 다른 대기업들도 SK그룹의 사례를 참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딜의 경우 상당한 수수료 수입이 발생하는 만큼, SK그룹의 자체 딜 선호 현상이 확산될 경우 IB업계의 수익 구조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SK그룹의 주관사 없는 딜 추진 방식에 대해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밸류에이션의 객관성 확보나 시장과의 소통 문제 등이 잠재적 리스크로 지적된다. 특히 계열사 간 거래나 매각 과정에서 기업가치 산정의 공정성을 입증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 주요 우려사항이다. 또한 외부 주관사 없이 시장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거래의 필요성과 합리성을 설득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재계관계자는 “SK스페셜티 매각을 비롯한 최근의 거래들이 아직 진행 중인 만큼, 이러한 리스크 요인들은 향후 주의 깊게 관리해야 할 과제"라며 “시장에서는 SK그룹이 축적된 자체 역량을 바탕으로 이러한 잠재적 리스크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관리해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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