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원장이 폴란드 금융감독청(KNF)과 은행감독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MOU를 계기로 국내 은행들이 중견·중소기업금융 분야에서 폴란드를 교두보로 삼아 인근 헝가리, 체코 등 시장에 K-금융 수출을 본격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폴란드 금융감독청(KNF)의 야첵 야스트로제브스키(Jacek Jastrzebski) 청장과 만나 두 번째 양국 금융수장 회담을 가졌다.
야스트로제브스키 청장은 올해 3월 폴란드에서 논의된 MOU 체결 후 후속조치를 위해 8개월 만에 한국을 방문했다. 폴란드 금융감독청장이 한국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폴란드는 서유럽과 중동부유럽을 잇는 지리적 위치, 우수한 노동력, 원가 경쟁력 등 이점을 갖춘 국가다. 1989년 수교 이후 한국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진출해온 결과 2023년 기준 진출기업수는 370개사, 누적 투자액은 약 60억 달러, 교역규모는 연 90억 달러에 달한다.
현재 신한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 등 3개 은행이 폴란드에서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나아가 기업은행은 폴란드에 현지법인 인허가를 신청해 현재 폴란드 금융감독청이 심사 중이며, 우리은행은 폴란드의 기존 사무소를 유럽연합(EU) 내 지점으로 인허가를 신청해 내년 중 정식 개소를 앞두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내년 상반기 중 폴란드 사무소를 정식 개소할 예정이다.
반면 폴란드에서 영업을 영위하고 있는 한국 금융회사는 아직 없어 폴란드 진출기업의 현지 금융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최근 한국 금융권의 폴란드 진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김병환 위원장과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야스트로제브스키 청장은 금융위·금감원·KNF간 은행감독 MOU를 체결했다.
이번 MOU를 계기로 국내 은행들이 중견·중소기업금융 분야에서 폴란드를 교두보로 삼아 인근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등 EU 역내 시장에 K-금융 수출을 본격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양국 금융수장은 금융위원회와 폴란드 금융감독청 모두 전(全) 금융업권을 대상으로 하는 통합금융감독기구인 만큼 앞으로 은행 뿐 아니라 자본·보험 등으로 협력범위를 확대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김 위원장과 야스트로제브스키 청장은 양국 금융당국의 소통과 협력을 약속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올해는 한국-폴란드 수교 35주년이 되는 해로서, 양국 금융수장이 사상 최초로 서로 방문해 연간 두 차례 회담을 개최하고 MOU를 체결하는 등 양국 금융협력 역사의 원년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향후 협력강화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이어 폴란드에 소재한 한국계 중견·중소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 폴란드 금융감독청이 한국계 은행의 폴란드 진출 추진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야스트로제브스키 청장은 한국계 은행의 인허가 신청에 대해 “담당 부서가 검토 중"이라며 “앞으로 임원 적격성 심사 등 한국 금융당국의 정보공유 협조가 필요한 경우 금융위원회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