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줄곧 지켜오던 '수소차 시장 왕좌'가 중국기업들에 넘어갔다. 상용차 중심으로 수소차를 찾는 중국 소비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차는 신차 출시, 다양한 국가, 기업과 협력으로 수소차 패권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방침이다.
25일 에너지 시장 조사업체 SNE리서치 1~9월 글로벌 수소차 등록 현황에 따르면 중국 완성차 업계는 전년 동기 대비 27.5% 증가한 4513대를 판매하며 글로벌 1위에 올랐다.
수소 상용차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며 전기차에 이어 수소차 시장 점유율까지 선두에 오른 것이다.
개별 기업별로 따지면 여전히 현대차가 3095대 판매로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최근 흐름을 보면 이마저도 안심할 수 없다.
중국 업계가 성장세에 오른 반면 현대차는 전년 동기 대비 28.4% 감소하며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업계와 현대차의 글로벌 수소차 시장 점유율은 각각 45.4% 31.1%다.
뿐만 아니라 중국과 한국 소비자들의 수소차 수요 격차가 크게 벌어진 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올해 1~9월 동안 중국에선 전년 대비 22.8% 증가한 5217대의 수소차가 등록됐다.
반면 한국 시장은 지난해 보다 25.8% 감소한 2978대 등록에 그치며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유일한 승용 모델인 넥쏘의 인기가 갈수록 곤두박질친 것이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SNE리서치는 “수소차 시장 점유율 선두였던 국내 시장에서 저조한 판매량이 이어지고 있다"며 “전기차 시장보다 인프라, 경제성, 정책 등이 부족한 수소차 시장의 확대가 언제까지 지연될지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인지한 듯 현대차는 최근 수소차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1일 미국 LA 오토쇼에서 수소전기차(FCEV) 콘셉트카 '이니시움'을 북미 시장에 최초 공개했다.
이니시움은 수소차의 강점인 우수한 주행거리와 여유로운 실내 공간, 특화된 편의사양을 갖춰 개발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수소탱크 저장 용량 증대, 에어로다이나믹 휠 적용 등을 통해 650km 이상의 주행가능거리를 확보해 경쟁력을 갖춰 수소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대차는 이니시움의 실제 양산 모델을 내년 북미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또 현대차는 토요타와 협력도 강화할 예정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24일 일본 도요타시에서 열린 '2024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서 “수소를 얘기해서 같이 좀 잘 협력하려고 한다"며 토요타와 협력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현대차와 토요타는 지난달 27일 한국에서 열린 가주레이싱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협력하며 돈독한 사이를 보여주는 주고 있다. 이에 업계에선 그간 소문으로만 돌았던 양사의 '수소 협력'이 곧 구체화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이어 현대차는 중국과도 손을 잡았다.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중국 수소차 시장을 사로잡아 판매량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25일 울산시·광저우시와 '수소 생태계 공동협력 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광저우시가 개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수소 사업의 성공적인 진행과 수소 선도 도시로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현대차는 스코다 그룹 산하 스코다 일렉트릭과 '수소 경제와 지속 가능한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협력' MOU를 체결하는 등 시장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