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하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29일 소방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분께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무안국제공항 활주로로 착륙을 시도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사고가 난 기종은 B737-800으로,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총 181명이 타고 있었다. 승객 175명은 한국인이 173명, 나머지 2명은 태국인인 것으로 잠정 분류됐다.
부상자 2명은 모두 승무원이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소방 당국은 오후 3시 18분 기준 124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날 여객기 사고 현장을 담은 제보 영상이 쏟아지면서 사고 원인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다. 영상들을 보면 활주로에 접근하던 사고 여객기는 착륙 전 오른쪽 엔진에서 폭발과 함께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랜딩기어는 작동하지 않아 바퀴도 보이지 않는 상태였다.
여객기는 조류 충돌로 엔진 등 이상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되지만, 공항 외벽에 충돌해 폭발하기 직전까지 바퀴를 내리지 않은 상태로 활주로에 접근했다.
1차 착륙을 시도하다 정상 착륙이 불가능해 다시 복행(Go Around)한 원인도 랜딩기어 미작동으로 인한 것인지, 엔진 이상 때문인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여객기는 바퀴를 내리지 못한 상황에서 동체착륙을 시도했으며 머리 부분은 들린 채로 활주로를 질주했다. 기존 다른 동체착륙에서는 머리 쪽이 활주로에 닿은 뒤 속도가 감소하는 모습이 통상적인데, 사고 여객기는 달랐다.
무안공항 활주로 연장공사가 지지부진했던 데 대한 아쉬움도 나온다. 무안공항 활주로는 2800m로 인천국제공항(3700m), 김포국제공항(3600m), 인근 광주공항(3000m)보다 짧다.
무안공항은 대형 여객기가 이용하지 않으며 보잉 737급 항공기 이착륙에는 무리가 없지만 이날과 같은 비상 상황에서의 여유 공간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시각도 있다.
무안공항 활주로를 300m 늘리는 사업도 추진 중인데, 내년 말 완공 예정이다. 활주로 연장은 지역 숙원사업 중 하나로 개항 때부터 줄곧 추진했지만, 사업비 확보가 여의찮아 그동안 지지부진했다.
이날 기상 상황은 양호한 편이었다. 당시 풍속은 1m/s로 바람이 사실상 거의 없는 수준이었으며 시정(가시)거리 또한 9㎞로 앞을 보는 데 문제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와중에 온라인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이 퍼지며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한 네이버 카페에는 이번 사고 직전 마지막 평일인 27일 주식시장에서 누군가가 제주항공 주식을 대량 매도했다는 글이 주가 그래프와 함께 게시됐다.
작성자는 “오후 1시 소름 돋는 대량 매도는 누구냐. 돈은 거짓말을 안 한다는데"라고 썼다. 근거없는 의혹 제기에 증시 소재를 가져온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무속, 북한 등과 연결 지은 음모론도 등장했다. 한 누리꾼은 “무속인과 무속 광신도들이 국가를 장악해서 그런지 뜬금없이 터진 항공기 사고도 예사롭지 않다"고 했다.
다른 누리꾼은 “제주항공은 내란 지시를 받은 블랙요원들이 폭파 및 소요 사태를 시도한 청주공항과 대구공항에도 자주 입항하던 여객기"라고 주장했다.
사고 상황을 전하는 한 방송사의 중계 화면에 1초간 '817'이라는 숫자가 나왔다가 사라졌다며, 북한의 대남 공작 지침인 '817 방침'이 아니냐는 글도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