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은행연합회 회장은 새해에는 대외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이를 것이라며 “은행권이 치유, 안정,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31일 발표한 신년사를 통해 “새해는 그 어느 때보다 도전적인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미국 정권교체와 유럽 중동에서 이어지는 대규모 전쟁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기업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내수 회복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금융권 역시 어려운 시기를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며 “어려움이 가중될수록 금융의 역할은 오히려 막중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먼저 민생경제 생태계를 치유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조 회장은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 추세에 최근의 혼란까지 더해지며 실물경제는 극심한 어려움에 직면했다"며 “은행권은 올해부터 맞춤형 채무조정, 폐업자 저금리∙초장기 분할상환, 상생 보증과 대출, 은행 컨설팅을 비롯해 비금융 플랫폼 서비스 등을 통해 소상공인을 비롯한 취약 부문을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이런 지원 계획이 실효성 있게 집행될 수 있도록 은행연합회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 금융시스템 안정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은행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온 국민이 평온한 일상을 이어갈 수 있도록 흔들림 없는 금융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은행은 건전성과 유동성을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 특히 외환시장 안정이라는 당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당국과 긴밀히 협력하며 지혜를 모아 경제의 방파제로서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어려움 속에서도 은행은 변화를 위해 앞으로 나가야 한다며 “인구, 기후, 기술환경의 3대 변화 속에서 은행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먼저 변화를 받아들이고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은행연합회는 인구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계를 대표해 저출생 극복 추진본부 공동 대표로 참여하고 있다"며 “금융이 인구구조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깊이 고민하며, 저출생 문제 극복을 위한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기여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했다.
조 회장은 “기후 측면에서는 기후금융 데이터베이스(DB)를 정비하고 활용도를 높여 금융회사가 금융배출량을 감축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계획"이라며 “기술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의 비금융 플랫폼 사업 진출과 인공지능(AI) 블록체인 활용을 위한 제도 개선에 집중해 은행 혁신을 위한 토양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부통제도 강조했다. 그는 “올해부터 정식 도입되는 책무구조도가 은행의 경영철학으로 안착될 수 있도록 은행연합회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며 “아울러 딥페이크를 이용한 각종 신종 금융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과 금융당국은 물론 여러 유관 부처와 기업과도 협력하고 금융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 금융서비스의 실효성을 제고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조 회장은 '비관론자는 모든 기회에서 어려움을 찾아내고, 낙관론자는 모든 어려움에서 기회를 찾아낸다'는 윈스턴 처칠의 말을 인용하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가 비관하기보다는 희망을 가지고 당면한 어려움을 차분하게 대응해 나간다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