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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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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출근’ 재계 총수들 “위기 극복” 한목소리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1.02 15:12

재계 2025년 신년사
한화 김승연 회장 “실행력으로 돌파”
롯데는 “체질 개선 재무건전성 향상”
삼성전자, AI 선도기업 자리매김 강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2025년 신년사를 통해 실행력과 혁신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들은 특히 AI 기술 혁신과 글로벌 시장 진출 강화를 통해 현재의 경영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일 신년하례회에서 “진정한 위기는 외부로부터 오지 않고,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지 않고 외면하면서 침묵하는 태도가 가장 큰 위기의 경고음"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그룹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사업들을 키워가고 있지만, 일부 사업은 여전히 목표한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며 적극적 혁신과 도전을 주문했다.


김 회장은 이어 “우리에게 우호적이고 희망적인 상황이라도 한순간에 바뀔 수 있다는 위기의식과 절박함으로 어떠한 조건에도 흔들리지 않을 한화만의 실력을 갖추어 나가야 할 때"라며 실행력 강화를 재차 강조했다.


같은 날 삼성전자는 한종희·전영현 부회장 공동명의의 신년사를 통해 AI 기술 혁신을 강조했다. 두 부회장은 “고도화된 인텔리전스를 통해 올해는 확실한 디바이스 AI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자"며 AI 분야 리더십 확보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AI 시대의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해 신제품과 혁신적 사업모델 발굴, 미래 기술과 인재 투자를 과감히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제시했다.


삼성전자 한종희·전영현 대표이사(부회장). 사진=박규빈 기자·삼성SDI 제공

▲삼성전자 한종희·전영현 대표이사(부회장). 사진=박규빈 기자·삼성SDI 제공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도 이날 체질 개선을 통한 재도약을 다짐했다. 그는 “재무전략을 선제적으로 수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재무건전성을 높여야 한다"며 “AI 내재화에 집중하자"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특히 “고객은 우리의 존재 기반으로,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사업은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는 사업이어야 한다"며 고객 중심 경영도 강조했다.




이처럼 재계 수장들이 한목소리로 위기 극복을 강조한 배경에는 어려워진 경영 환경이 자리잡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5년 영업이익이 33조원대로 2024년 대비 3.2%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반도체 부문에서는 PC와 모바일 등 IT 수요 부진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파운드리 사업도 가동률 회복 지연과 일회성 비용 발생으로 적자가 지속될 전망이다.


롯데그룹 역시 지난해 유통·화학·식품 등 주요 사업부문에서 실적 부진을 겪었다. 특히 롯데쇼핑은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며, 롯데케미칼도 글로벌 경기 침체와 원자재값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 공략은 세 기업 모두의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김승연 회장은 “단순히 글로벌 시장에 참여하는 것을 넘어 세계 각국의 고객이 요구하는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우리는 보다 윤리적이고 혁신적인 조직문화도 만들어야 한다"며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책임도 언급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그룹

롯데그룹은 올해 싱가포르에 인터내셔널헤드쿼터를 설립해 동남아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만이 제시할 수 있는 혁신과 차별화된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우리의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자"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준법경영도 공통된 화두였다. 김 회장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윤리 의식과 준법 문화는 우리가 가장 앞서나가는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라고 했고, 삼성전자도 “법과 윤리 준수를 최우선 경영원칙으로 하고 준법 문화 정착을 위해 힘쓰자"고 당부했다.


재계 수장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위기 극복 의지를 표명했다. 김승연 회장은 “우리를 쓰러뜨리지 못하는 지금의 위기는 더 강한 한화를 만들 뿐"이라며 “이제는 말이 아닌 실행, 준비가 아닌 성과로 증명할 때"라고 강조했다. 신동빈 회장도 “우리는 수많은 난관을 돌파해 오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DNA를 축적했다"며 “변화와 혁신은 두려움과 고통을 수반하지만, 이를 극복해야 한 단계 더 성장하고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변화와 혁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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