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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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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탄핵 정국에도 위기 모면한 韓금융시장…“글로벌 펀드들 국채 계속 사들여”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1.06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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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더(사진=UPI/연합)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와 이에 따른 탄핵정국에도 한국 금융시장이 위기를 모면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금융시장 선진화와 정치 불안에 따른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당국의 노력 덕분에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었다는 분석이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글로벌 펀드들이 지난달 한국 국채를 순매수한 점, 윤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에도 한국의 신용위험 수준을 보여주는 CDS(신용부도스왑) 프리미엄이 크게 동여하지 않았던 점 등을 이유로 이같이 평가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선 한국의 계엄 사태에 따른 정치 불확실성을 크게 반영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달 3일 계엄 사태가 발생한 직후 한국 5년물 CDS 프리미엄은 전주 대비 2.5bp(1bp=0.01%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같은 상승폭은 지난해 4월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당시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CDS 자료를 보면 투자자들은 현재 한국보다 2016년 튀르키예 쿠데타 시도를 더 크게 우려한 것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튀르키예에서 쿠데타가 시도되자 CDS 프리미엄은 전주 대비 49.6bp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상계엄 사태에도 금융당국의 발빠른 대응으로 해외 투자자들의 우려가 불식됐다는 평가다. 티 로우 프라이스의 레너드 관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한국을 신흥국 중 선진국으로 본다"며 이번 사태로 인해 한국의 지위가 오히려 강화됐다고 말했다.




실제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지난달 3일 밤 경제수장들은 긴급거시경제 금융현안간담회를 즉각 열고 시장이 정상화될 때까지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발생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에도 금융,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해 긴급거시경제 금융현안간담회가 열렸다.


CIBC의 막시밀리안 린 아시아 외환 전략가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충격에 잘 대응했다"며 “계엄령 이후 한국 원화와 주식에 매도세가 나왔지만 전방위적인 시장 패닉을 나타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정치불안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집권과 이에 따른 강달러, 글로벌 무역 리스크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치솟은 것으로 보고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금융시장 선진화를 위한 당국의 노력도 일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원/달러 외환시장의 거래시간이 야간까지 연장됐던 점이다.


프랭클린 템플턴의 이 핑 리아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정치적 변동성은 단기적인 혼란을 야기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며 “이러한 혼란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들은 세계에서 계속 성장해 왔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윤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절차는 진행 중인 데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소추안이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가결됐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를 반영하듯 글로벌 투자자들은 지난달 국채를 1.86조원어치 순매수했지만 이는 3조원에 육박했던 전년 동월 규모보다 크게 낮다. 또 한국은행이 추가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국고채 금리는 오히려 오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여기에 정부가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대비 1.8%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점도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아누쉬카 샤 선임 신용 책임자는 “경제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적 갈등이 장기화하면 국가 신용에 부정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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