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가 직면한 어려움이 작년 4분기를 거친 후 올해 들어서 점차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수요 확대로 판매량 증가가 이뤄질 수 있다는 이유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 18조원·영업이익 6000억원 규모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된 수치지만, 전분기 보다는 낮다. 영업이익의 경우 컨센서스를 1000억원 가량 밑돈다.
철강 부문(포스코) 수익성이 하락한 탓이다.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2.5% 이상 불어났으나, 탄소강 평균판매단가(ASP) 하락폭이 원재료 투입단가 인하폭 보다 크게 나타난 까닭으로 풀이된다. 박성봉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스프레드가 같은 기간 t당 5000원 축소된 것으로 보고 있다.
임단협으로 인한 인건비를 비롯한 일회성 비용도 영향을 준 요소로 꼽힌다. 포스코 노사의 합의안에는 △기본급 10만원 인상 △경영목표 달성 동참 격려금 300만원 △노사화합 격려금 300만원 △출산장려금 인상 △명절격려금 확대 등이 담겼다. 일부 설비 폐쇄를 포함한 구조조정 이슈도 영업외 손익에 반영됐다.
현대제철도 매출 5조7000억원·영업이익 900억원의 안팎의 실적을 시현하는 등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하고 전분기 대비 나아졌음에도 당초 기대치를 소폭 하회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봉형강 내수 부진이 판매량 확대를 저해하고, 고로·전기로 제품 ASP도 하락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원재료값 하락이 마진 향상을 이끈 것으로 추정된다.
박 애널리스트는 재고평가손실·감산 관련 비용·산업용 전기요금 상승을 비롯한 요소가 악영향을 끼쳤으나, 자회사 현대스틸파이프 실적 개선 효과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일부 제품 판매량이 많아지고, 스프레드도 확대되면서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확산되고 있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포스코 매출이 소폭 줄겠으나, 영업이익은 25%(7000억원) 가량 개선될 것으로 추정했다. 현대제철도 매출이 소폭 감소하겠지만, 영업이익은 100% 넘게 불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세계철강협회(WSA)는 지난해 글로벌 철강 수요가 전년 대비 0.9% 감소한 반면, 올해는 1.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인도를 비롯한 국가가 이같은 현상을 이끌 전망이다. 포스코가 인도에서 일관제철소 건설에 나선 것도 이같은 호재를 활용한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산업연구원(KIET)은 올해 국내 기업들의 철강 수출이 5% 향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년 대비 10%p 개선된 수치다. 유럽연합(EU) 내수 둔화가 완화되고, 신흥국 수요 여건을 토대로 물량이 증가한다는 논리다.
원자재값 상승과 중국 내수 가격 상승이 수출 단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덧붙였다. 한국수출입은행도 중국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 않다면서도 신흥국 경기를 국내 철강 수출 증가율을 좌우할 요소로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용 후판값 협상이 장기화되고 있으나, 중국산 철강재에 대한 반덤핑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가격 상승의 여지가 있다"며 “중국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주택 경기가 반등하는 등 경기부양책 효과도 점진적이나마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