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6조 규모로 올해 IPO 최대어로 평가받는 LG CNS가 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장 후 사업 전략 및 비전에 대해 발표했다.
오는 15일까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이달 21일~22일 일반투자자 대상의 공모주 청약을 거쳐 다음달 상장 예정이다. 대표 주관사는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모건스탠리며, 공동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신한투자증권, JP모건이다.
회사는 이번 상장을 통해 최대 6000억원의 투자재원을 확보할 전망이다. AI·클라우드 분야 연구개발(R&D),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 미래 성장동력 육성에 집중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DX 전문기업에 약 33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향후 DX 기술력이 우수한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을 검토해 해외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LG CNS는 국내 IT서비스업체 중 상당한 수익성을 가진 곳으로 꼽힌다. 생성형 AI와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MSP), 물류자동화, 금융DX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매출은 2019년 3조2833억원에서 2023년 5조6053억원으로 5년새 70.7%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도 전년 대비 7.0% 증가한 3조9584억원으로 기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홍진헌 LG CNS 전략담당(상무)은 회사의 수익성 개선 방안에 대해 “글로벌 딜리버리 센터(GDC)를 통해 베트남·인도·인도네시아에 있는 고도의 정보기술(IT) 엔지니어를 활용 중"이라며 “인력에 쓰이는 비용을 효율화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AI 드라이븐 디벨롭먼트(AIDD)를 통해 개발 효율성과 품질을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 전망에 대해 현신균 LG CNS 대표는 “상장 시 주가수익비율(PER)은 13~15 수준으로, 향후 비교 기업들의 평균인 22~25 정도까지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당기순이익이 매년 10%씩 성장한다고 가정했을 때, 투자자들이 회사의 성장 스토리에 더 많은 가치를 준다면 향후 주가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정치 불확실성으로 인한 국내 자본시장 불안정성은 여전히 변수다. 내수 침체와 환율 급등으로 경제 성장이 둔화됨에 따라 단기적인 추세적 상승 요인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LG CNS는 공모 규모가 커 해외 기관투자자 유치 여부가 흥행을 결정짓는데, 최근 원화 약세가 이어지며 향후 리스크 개선이 중요한 상황이다.
이는 IT 시장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로도 이어진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날리지리서치그룹(KRG)에 따르면 올해 국내 IT서비스 시장은 전년보다 2.9% 성장한 16조23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LG CNS의 전체 매출 구조를 살펴보면, 절반 이상을 AI·클라우드 사업이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기준 전체 매출의 51.6%를 차지한다. 이는 그룹 내부 계열사에 IT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업체 특성에 따른 것인데, 사업 안정성은 높지만 성장성이 정체됐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신사업을 확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공모 주식 중 구주매출 비중이 높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이현규 LG CNS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시장 밸류보다 낮은 겸손한 몸값을 책정해 '구주 매출 비중이 높다'는 우려를 불식할 수 있을 것"이라며 “회사의 현금 보유량을 감안해 신주 보유량도 필요 이상으로 높게 설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홍 상무는 매출 구성에 대해 “IT서비스의 전통적인 시스템통합(SI)·서비스 관리 자동화(SMA) 시장 성장률은 회사의 안정적인 캐시카우로서 작용할 것이며, 성장을 주도하는 건 AI와 클라우드일 것"이라며 “스마트 엔지니어링의 경우, 성장성과 수익성 모두를 충족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 자본시장 및 전반적인 경기 침체 현상에 대해선 해외 투자자들의 우려가 크지 않았다고 답했다. 현 대표는 “해외 투자자들은 홍콩, 싱가포르, 유럽을 중심으로 50개사 정도를 만났는데, 우리나라의 정치 상황 등 우려는 있었지만 높은 수준은 아니었다"며 “IT기업 인수에 대해선 다양한 후보에 대해 적정성 검사를 하고 있다. 가까운 시일 내에 깜짝 소식을 발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장 불황에도 불구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불경기 때 DX가 비용절감을 위한 도구로 쓰일 수 있기 때문"이라며 “경기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이유"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