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새해 벽두부터 역대 최대액인 2조원 수주를 성사시켰다. 올해 목표 매출 5조원의 40%에 해당하는 실적으로 쾌조의 발걸음을 내딛은 셈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4일 공시를 통해 유럽 제약사와 14억1011만달러(약 2조747억원) 규모의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수주액은 지난해 전체 수주금액 5조 4035억원의 38%에 이르는 수치로, 지난해 10월 1조 7028억원 규모의 최대 계약을 체결한 지 3개월만에 신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이번 계약 기간은 오는 2030년 12월 31일까지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주 계약은 대부분 5~10년 장기 계약이라는 점에서 중장기 성장의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간 수주금액은 2021년 1조1602억원을 시작으로 △2022년 1조7835억원 △2023년 3조5009억원에 이어 지난해 5조4035억원으로 5조원 돌파 기염을 토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연도별 수주액 및 매출액
수주액 증가에 발맞춰 연간 매출액도 △2021년 1조5680억원 △2022년 3조13억원 △2023년 3조6946억원 △지난해 4조4600억원(추정치)로 급성장하고 있으며, 연초 2조원대 잿팍을 터트리며 올해 '매출 5조원 달성'의 기대감을 불어놓고 있다.
특히, 수주액 증가와 생산설비 증설이 마치 톱니바퀴처럼 조화롭게 맞물려 동반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평가를 받는다.
수주 증가에 따라 신규 생산시설을 곧바로 가동할 수 있어 위탁개발생산(CDMO)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는 글로벌 생산설비 과잉 우려를 불식시킬뿐 아니라 매출기준 글로벌 순위경쟁에서도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4월 18만ℓ 규모의 인천 송도 제5공장 가동을 목표로 건설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완공 시 총 생산능력을 78만4000ℓ로 끌어올려 생산용량 기준 글로벌 CDMO(위탁개발생산)기업 1위를 굳건히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5공장에 이어 6~8공장까지 들어서는 오는 2032년에는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의 전체 가동에 따른 총 생산능력도 132만4000ℓ에 이를 전망이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매출 기준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위 스위스 론자, 2위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 3위 미국 카탈란트에 이어 4위를 달리고 있다. 일본 후지필름다이오신스,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을 5~6위로 밀어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해 론자, 우시바이오로직스, 후지필름다이오신스 등은 공격적 설비투자를 펼치며 생산용량 및 매출 순위다툼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업계는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중국 바이오기업의 미국 진출을 금지하는 미국 '생물보안법'이 지난해 미국 의회를 통과하지 못했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재추진 될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는 생물보안법이 미국 의회를 통과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한 글로벌 진출을 노리는 한국 CDMO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