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자 100만 명 시대. 큰 꿈을 안고 창업했지만, 마주한 현실은 생각보다 아프고 시리다는 게 선배 창업자들의 조언이다. 막상 폐업을 하려고 해도 폐업 비용 탓에 어려움이 크고, 폐업을 한 이후 생계도 걱정이 된다. 중소벤처기업부의 '희망리턴패키지'는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폐업을 준비하는 소상공인을 위해 폐업 지원과 취업지원, 재기 사업화 지원을 패키지로 제공하는 사업이다. 에너지경제신문은 희망리턴패키지사업을 통해 새 희망을 얻고 재기에 성공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대표사례를 시리즈로 연재한다.<편집자주>
상호명부터 톡톡 튀는 '자다가왠떡'은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의 희망리턴패키지사업을 통해 새 희망을 맞이하게 된 사업장이다. 경기도 용인시 백암의 한 농촌마을에 위치한 '자다가왠떡'의 본래 상호명은 '백암제분소'였다. 제분소가 처음 문을 연 건 지난 1986년 1월로, 약 40년 가까이 한자리를 지켰다.
박시현 대표는 시부모님이 운영하던 방앗간을 지난 2014년 남편인 김이섭 공동대표와 함께 가업승계로 물려받았다. 지역 농민들과 소통하며 한동안은 그럭저럭 장사를 이어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전후로 손님이 급격하게 줄면서 일매출 '0원'을 기록하는 날도 허다할 정도로 어려워졌다.
박 대표는 돌파구를 찾고자 홍보를 위한 소셜미디어(SNS)를 시작하고 상호명을 바꾸는 등 여러 노력을 기울였지만 역부족이었다며 당시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SNS에서 만난 여러 인연과 소통하면서 우연한 기회로 알게 된 건 중기부의 희망리턴패키지였다. 다음은 박 대표와의 일문일답.
-중기부의 희망리턴패키지사업을 어떻게 알게 됐는지.
▲사실 이전까지 정부 지원사업에 대해 하나도 몰랐다. 방앗간을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SNS에 매진했는데, 그때 만난 한 마케터가 정부 지원 사업을 알아보라고 추천을 해줬다. 마침 경기도의 소상공인 지원 사업을 수행하는 전문기관 '오렌지나무'가 사업장 인근에서 설명회를 한다고 해 한달음에 달려갔다. 그때 처음으로 '희망리턴패키지'라는 지원 제도가 있는 걸 알게 됐다. 당시 용인 백암 지역이 홍수로 인해 특별재난지역이 됐다. 정말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그때 감사하게도 희망리턴패키지 경영개선 안정화 자금 대상으로 선정될 수 있었다.
-희망리턴패키지를 통해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받았나.
▲희망리턴패키지를 통해 30시간의 필수 교육을 이수하면서 사업 운영에 관한 시각을 넓혔다. 사실 백암 지역은 우리처럼 가업을 이어받은 분들이 많은 농촌 마을이다 보니, 새로운 사업방향에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는 분들이 대다수다. SNS는 열심히 했지만 브랜딩에 대한 노하우나, 온라인 판로 확대에도 부족함이 많았다. 희망리턴패키지에서 만난 컨설턴트와 멘토님이 그 부분을 채워주시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무엇보다 기뻤던 건 경영 안전 자금을 지원받으면서 매장 내외부의 리모델링을 했던 일이다. 매장 환경이 밝아지니 저도 좋았지만, 손님들도 많이 좋아해주셨다.
-이후 매출에도 변화가 있나.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긴 어렵지만 희망리턴패키지 지원을 받은 이후 매출이 20%는 올랐다. 전에는 전통적인 떡과 참기름 중심으로 판매해 60대 이상 단골이 80%였다면, 지금은 지역 농산물인 용인백옥쌀을 활용해 제품을 차별화하고 상품군도 다양하게 늘려 30~40대도 많이 찾아오신다. 특히 용암 지역이 아닌 타 지역에서 소문을 듣고 찾아오신 분들을 보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앞으로의 꿈이 있다면.
▲컨설턴트의 조언으로 이번에 세종사이버대 프랜차이즈학과에 편입했다. 기술력을 키워 '자다가왠떡'의 온라인 판로 개척에 힘쓰고 프랜차이즈화도 시도해보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떡 명장대회도 나가보고, '백년가게' 신청도 해볼 생각이다. 백암 지역 농민들을 보면 농사는 많이 지었는데, 판매를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다. '자다가왠떡'은 그분들에게도 희망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