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매출 2조원 돌파,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지난해 의미있는 실적 성적표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화에 따른 약제비 지출 증가세도 주된 요인이지만 제약사들의 신약 중심 성장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22일 증권가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 4904억~4974억원, 영업이익 191억~223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각각 전년동기대비 12~14%, 241~274%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 1조5717억원을 더하면 유한양행은 지난해 2조621억~2조691억원의 매출을 올려 창립이래 처음 매출 2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역시 유한양행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조730억원, 영업이익 988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의료파업사태 장기화에도 원료의약품 매출 증가에 더해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폐암 신약 '렉라자'의 마일스톤(단계별 수수료) 수입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유한양행은 국내 전통 제약사 최초로 매출 2조원을 돌파할 뿐 아니라 지난 2014년 1조175억원으로 유한양행이 국내 제약사 최초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지 꼭 10년만에 2조월 돌파 제약사가 탄생하게 됐다.
주요 제약사 매출액 및 영업이익 추이
보령은 지난해 매출 1조374억원, 영업이익 722억원을 올려 창립 이래 처음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산 15호 신약인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를 중심으로 고혈압·고지혈증 치료제 매출이 지속 성장하고 있고, 허가 만료된 글로벌 제약사의 유망 의약품을 인수해 자체 생산하는 '오리지널 브랜드 인수(LBA)' 전략을 통해 국내 항암제 시장점유율을 높인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보령은 유한양행, GC녹십자, 한미약품, 광동제약, 대웅제약, 종근당에 이어 전통 제약사 7번째로 매출 1조클럽에 가입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2019년 종근당이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이래 5년만에 1조클럽 가입 제약사가 탄생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보령과 함께 매출 1조원 돌파가 점쳐졌던 HK이노엔은 지난해 매출 9136억원, 영업이익 925억을 올린 것으로 추정돼 1조클럽 가입을 올해 과제로 넘길 전망이다.
HK이노엔은 국산 30호 신약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과 보령 '카나브'의 공동판매를 통해 지난해 보령과 HK이노엔 모두 매출성장 효과를 톡톡히 누린 만큼 올해도 보령과의 국내 공동판매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미국 FDA 허가 신청 등 케이캡의 해외시장 확대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한편, 전통 제약사 매출 2위 GC녹십자는 지난해 매출 1조7055억원을 올린 것으로 추산돼 올해 '매출 2조클럽' 가입이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지난해 미국에 출시한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매출이 올해 본격화될 예정이어서 유한양행 뒤를 이을 매출 2조클럽 후보로 꼽힌다.
이밖에 바이오 부문에서는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 매출 4조원을 비롯해 셀트리온 매출 3조원, 차바이오텍 매출 1조원의 성적표가 예상된다.
업계는 2023년 국내 의약품 시장규모가 처음 30조원을 넘어섰고, 국민건강보험 급여의약품 지출액 상위 10대 품목에 고지혈증(4개), 고혈압(2개), 치매·뇌기능개선제(2개) 등 8개가 차지할 정도로 만성질환·뇌질환 치료제 수요가 증가한 만큼 관련 전문의약품 경쟁력을 갖춘 제약사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