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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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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주총] 아름다운 마무리 없었다…경영권 분쟁 장기화 ‘사법 리스크’만 커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1.23 16:06

지난해 9월부터 5개월 이어진 분쟁 앞으로도 지속

임시 주총 적법성 문제로 사법 리스크 더욱 커져

지연 끝에 열린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에서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3일 개최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일단락 될 것으로 여겨졌던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더욱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을 가지려는 MBK파트너스·영풍 측과 지키려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지난해 9월부터 5개월째 공방을 펼쳐 왔으나 이날 분쟁을 마무리짓지 못하고 더욱 격화되는 모습이다. 재계에서는 경영권 분쟁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양 측에 대한 사법 리스크만 더욱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 회장, 순환출자 구조 카드로 영풍의 의결권 제한

23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은 임시 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최 회장 측은 이번 임시 주총에서 집중투표제 방식 이사 선임으로 확보한 지분율이 불리하다는 판세를 뒤집으려 했으나 법원의 제동으로 무산됐다.


이에 일반적인 표 대결로 진행될 경우 MBK·영풍 측이 무난히 승리하겠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최 회장 측은 임시 주총 전날 밤 순환출자와 상호주 제한이란 반격 카드를 꺼냈다.


최 회장 측이 보유한 영풍 지분을 고려아연의 손자회사로 넘기면서 영풍의 고려아연 의결권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최 회장 측은 최 회장 일가와 영풍정밀이 보유 중이던 영풍 지분 10.33%(19만226주)를 고려아연의 100% 손자회사인 호주 선메탈코퍼레이션(SMC)에 매각했다.


고려아연이 선메탈홀딩스(SMH) 지분 100%를 갖고 있고 SMH는 SMC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로써 '고려아연→SMH→SMC→영풍→고려아연' 식의 순환출자 구조가 형성됐다.




순환출자 구조에 속한 고려아연과 영풍이 서로 10% 이상 지분을 갖고 있을 경우 상법에 따라 서로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이 최 회장 측의 주장이다. 이 경우 영풍은 고려아연 임시 주총에서 고려아연 지분(25.42%)에 대한 의결권을 쓸 수 없다. 이렇게 되면 MBK·영풍 측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율은 15% 수준으로 낮아져 최 회장 측 지분보다 적어지게 된다.


그러나 MBK·영풍 측은 최 회장이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전날 밤의 지분 매각과 그로 인한 순환출자 구조 형성이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을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순환출자 금지는 국내 계열사에만 적용될 뿐 호주에 본사를 둔 SMC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법 규정 적용을 두고 양측 주장이 엇갈리는 만큼 양측이 법정 싸움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권 분쟁 장기화…법정 다툼 1년 이상 지속될 가능성도

문제는 이날 임시 주총에서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되지 않고 불확실성이 더욱 길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비금속제련 업황이 좋지 않은 만큼 고려아연도 경영권의 주인을 판가름하고 본업에 집중해야하는 상황이나 분쟁이 더욱 장기화된 것이다.


실제 고려아연은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연결 기준)으로 1499억원을 기록해 2023년 3분기 1604억원 대비 6.55% 줄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4분기에도 2023년 4분기보다 실적이 악화됐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이날 임시 주총 전에 있었던 순환출자 구조 형성과 임시 주총 자체가 적법한지 커다란 사법 리스크가 남게 됐다는 것도 문제다. 표 대결의 결과가 밝혀지고 대부분 관계자가 승복하는 방식이 아니라 분쟁 당사자들이 법원에서 지속적인 법정 다툼을 벌여야 하는 탓이다. 이 같은 법원 판단이 1심에서 끝나지 않고 2심 이상 갈 수 있는 것을 고려하면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이 올해 내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고려아연 수준의 기업의 주주총회에서 이 같이 잡음이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결국 법정에서 장기간 시시비비를 가릴 수밖에 없게 되는데 그 동안 회사의 불확실성과 혼란이 누적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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