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함에 따라 미·중 무역갈등이 재점화하는 등 국제 정세가 급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본지 여론조사 결과 국민 10명 중 5명 이상이 강대국 사이의 균형외교를 지지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한 국민의 약 56%는 미국이 초강대국으로서 막강한 힘을 발휘할 것으로 내다봤다.
23일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국제 정세와 외교 방향 등과 관련한 여론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5.0%가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강대국 사이의 균형외교'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반면 '반중·반러 노선의 한미일 가치동맹외교'를 지지한다는 비율은 37.3%로 나타났다. '잘 모름'은 7.8%였다.
지역별로는 제주(균형외교 76.3%, 동맹외교 0%)와 광주·전라(균형외교 64.2%, 동맹외교 30.1%)에서 균형외교 응답 비율이 60%를 넘었다.
나머지 지역에서도 대구·경북을 제외하고 균형외교 지지가 더 많았다. 대구·경북에서는 균형외교 41.5%, 가치동맹외교 53.9%로 유일하게 동맹외교를 지지하는 응답이 더 많았다.
연령별로는 50대(69.3% vs 26.2%)와 40대(69.1% vs 26.4%)에서 균형외교 지지가 가장 높았고, 60대(56.6% vs 37.9%)와 30대(52.4% vs 35.9%)에서도 과반 이상의 응답자가 균형외교를 선택했다.
반면, 20대(29.7% vs 63.3%)에서는 동맹외교 지지가 월등히 높았다. 70세 이상에서는 균형외교 45.6%, 동맹외교 38.6% 수준을 보였다.
정치적 이념 성향별로는 진보층(80.6% vs 11.9%)과 중도층(66.6% vs 29.5%)에서 균형외교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고, 보수층(32.0% vs 59.4%)에서는 동맹외교가 우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확대 및 기존 무역협정 재검토 등 미국 우선주의 무역정책을 추진하면서, 경제정책의 영향에 대한 국민 의견도 엇갈렸다.
응답자의 56.2%는 '미국이 초강대국으로서 국제사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31.6%는 '글로벌 경기 둔화를 초래하고 세계 경제와 미국 경제의 불안감을 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잘 모름' 응답은 12.2%로 조사됐다.
미국 중심의 막강한 영향력 행사를 전망한 응답은 모든 권역, 연령대, 성별, 이념 성향에서 대체로 우세했으며, 대구·경북(61.5%), 대전·세종·충청(60.8%) 지역과 20대(65.9%), 보수층(72.8%)에서 특히 높은 지지를 보였다. 반면, 글로벌 경기 둔화와 경제 불안에 대한 우려는 전체 평균(31.6%)과 세부 계층별 결과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번 조사는 이달 22일 하루 간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501명을 대상으로 무선(97%)·유선(3%) 자동응답(ARS) 방식을 활용해 진행됐다. 응답률은 8.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포인트)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