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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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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부산 “기장, 비상 탈출 선포 후 탑승객·승무원 대피해 전원 생존…대체편도 준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1.29 11:45

소방 당국, 23시 31분 완진…국토부·사조위, 사고 조사 착수

선반서 화재 발생 증언…FDR·CVR 회수해 내용 분석 예정

부산소방본부와 항공기 화재 원인 규명 위한 합동 감식 협의

지난 28일 화재로 반소된 에어부산 HL7763 여객기. 사진=연합뉴스

▲지난 28일 화재로 반소된 에어부산 HL7763 여객기. 사진=연합뉴스

김해국제공항에서 생긴 화재 사고에 대해 에어부산과 국토교통부를 위시한 관계 당국들이 비상 조직을 운영해 수습을 마치고 조사에 들어갔다.


29일 에어부산은 전날 김해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자사 여객기가 화재로 반소된 사건과 관련, “피해자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현재 대표이사 주관 초동 조치팀과 비상 대책반을 가동하고 있고, 사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표명했다.


지난 28일 21시 55분 에어부산 BX391편(HL7763, A321-200)은 홍콩으로 향할 예정이었다.


승객 탑승 완료 후 항공기 출발을 위해 토잉 카로 푸쉬 백을 대기하던 중에 기내 후미 부근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신속한 화재 대피로 탑승객과 승무원 모두 인명 피해 없이 전원 생존했다는 게 에어부산 측 설명이다.


기내 비상 탈출 경위에 대해 에어부산 관계자는 “화재 확인 즉시 객실 승무원이 기장에게 상황을 보고했고, 기장은 2차 피해가 없도록 유압·연료 계통을 즉시 차단한 후 비상 탈출을 선포해 신속하게 전원 대피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별도의 안내 방송을 시행할 시간적 여력이 없어 동시다발적으로 긴박하게 이루어진 상황으로, 짧은 시간 내 관련 절차에 의거해 신속하게 조치해 탈출 업무를 수행했다"며 “비상구열 착석 손님은 탑승 직후 승무원에게 비상 탈출 시 비상구 개폐 방법에 대해 안내 받고 승무원을 도와주는 협조자 역할에 동의해야만 착석 가능하며, 비상 탈출 시 승객이 직접 비상구 조작과 탈출이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다만 탈출하던 도중 7명이 경상을 입었다. 이들 중 3명은 비상 슬라이드에 뛰어내려 △허리 통증 △팔다리 타박상 △대퇴부 타박상 등의 증상을 호소해 각각 좋은삼성병원(50대), 서부산센텀병원(60대), 법천센트럴병원(70대)으로 이송됐고, 이 중 2명(50대, 60대)은 진료 후 집으로 돌아갔다. 또 보건소의 환자 재분류를 거쳐 승무원 4명은 연기를 마신 것으로 파악돼 부상자 판정을 받았다.


사고기에 타고 있던 한 승객은 항공기 뒷쪽 수하물을 넣어두는 선반 속에서 '타닥타닥' 소리가 난 후 연기가 났고, 객실 승무원이 소화기를 들고 오던 사이 연기가 자욱해지며 선반에서 불씨가 떨어졌다고 증언했다.


에어부산에 따르면 탑승 인원은 △승객 169명 △운항·객실 승무원 6명 △항공 정비사 1명 등 총 176명이었다. 탑승객 중 22명은 외국인으로, 중국인 18명, 미국인 2명, 영국인 1명, 필리핀인 1명으로 집계됐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소방 당국이 화재 진압을 완료했고, 정확한 화재 원인은 조사 중"이라며 “탑승객 전원을 대합실로 이동시켜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후속 조치를 안내했다"고 말했다.


에어부산은 내국인 승객에 대해서는 귀가 교통비를, 외국인 승객에게는 별도로 숙박 지원했다.


또 29일 22시 부산-홍콩(BX3971)편과 30일 3시 10분 홍콩-부산(BX3972) 대체편도 준비했다.


28일 22시 30분 경 김해공항에 주기돼있던 에어부산 여객기에서 불이 나 화염이 치솟는 모습. 사진=CCTV 캡처

▲28일 22시 30분 경 김해공항에 주기돼있던 에어부산 여객기에서 불이 나 화염이 치솟는 모습. 사진=CCTV 캡처

당시 공항 주변의 폐쇄 회로(CC) TV 영상을 보면 화재로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같은 시각, 불은 항공기 앞쪽으로 빠른 속도로 옮겨붙었고, 소방 당국은 22시 38분 경 관할서 인력 전체가 총동원되는 경보령인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소방차 68대·소방관 138명을 투입해 불길 잡기에 나섰다.


한국공항공사 소방대가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했고, 공군 소방대가 뒤를 이어 지원 출동했다.


항공기 이륙 전 항공유 3만5000파운드를 가득 실은 상태였기 때문에 당국은 불길이 날개에 있는 연료 탱크 쪽으로 번지지 않도록 만전을 기했다. 불은 이날 23시 24분 경 초진됐고, 31분에 완진됐다. 화재가 발생한 지 1시간 16분 만이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는 사고 직후 주종완 항공정책실장을 중심으로 중앙사고수습본부를, 현장에서는 이진철 부산지방항공청장을 중심으로 지역사고수습본부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는 운항 중 탑승객 사망·중상 외에도 항공기의 중대한 손상·파손 또는 구조상의 고장이 발생한 경우를 '항공기 사고'로 규정해 조사하기 때문이다.


지난 28일 화재로 반소된 에어부산 HL7763 여객기. 사진=연합뉴스

▲지난 28일 화재로 반소된 에어부산 HL7763 여객기. 사진=연합뉴스

이에 따라 김해공항 항공기 주기장 40개 중 사고기 주변의 주기장 3개소를 폐쇄 조치했고, 이날 계획된 271개 항공편은 정상 운항하고, 에어부산 8편은 결항 조치했다. 또한 공항 시설에 대한 안전 점검을 철저히 해 운항 안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한 항공 정비 전문 전문가는 “항공기 상당 부분이 불에 타 동체 추가 파손이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현장에 파견된 국토부·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관계자 7명은 경찰·소방 당국과 협의해 사고 원인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철저히 조사할 계획이다. 부산소방재난본부와는 항공기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한 합동 감식 일정을 협의 중이다.


에어부산 여객기가 화재 사고로 불에 타 소방 당국이 진화 작업을 하는 모습. 사진=독자 제공

▲에어부산 여객기가 화재 사고로 불에 타 소방 당국이 진화 작업을 하는 모습. 사진=독자 제공

사조위는 우선 화재가 발생한 기체에서 블랙 박스인 비행 기록 장치(FDR)·조종실 음성 기록 장치(CVR)를 회수해 내용을 분석할 예정이다. 아울러 선반에서 무언가 타는 것을 목격했다는 객실 승무원과 탑승자 증언과 항공기 운항 기록 등을 종합해 비행기 꼬리 쪽 내부에서 불이 시작된 원인을 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시급히 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조사 결과 전이라도 우선적으로 개선 조치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사고 기종은 에어버스가 제작한 A321-200이다. 이는 2007년 10월 30일 제작돼 아시아나항공이 같은 해 11월 13일 도입했고, 운용 중 임대차(리스) 계약을 통해 에어부산에 넘긴 기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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