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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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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로 ‘MAGA’ 외치는 트럼프…업계 ‘시큰둥’ 이유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2.03 14:14
USA-TRUMP/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로이터/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의 핵심인 제조업 부흥과 무역적자 축소라는 목표를 이루겠다는 계획이지만 업계 내부에선 실효성을 의심하는 기류가 짙다.


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는 캐나다와 멕시코 수입품에 대한 관세와 관련해 “장기적으로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확신하지 않는 한 생산지를 (미국으로) 이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행정명령을 통해 4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 10%의 관세를 전면적으로 부과키로 결정했다. 이에 대응해 캐나다는 미국 제품에 대해 25%의 맞대응 관세를 부과키로 했으며 멕시코는 3일 구체적인 대응 방침을 밝힐 예정이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은 트럼프발 관세전쟁으로부터 큰 타격이 예상되는 분야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 3개국은 자동차 제조 및 수출에서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 대부분은 미국에도 생산공장을 두고 있지만, 미국 현지 생산만으로는 미국 소비자들의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다. 미국은 특히 자동차 제조에 들어가는 부품들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에서 수입하는 자동차 부품의 절반가량이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들어오며 특히 에어백과 좌석 안전벨트 수입 비중(80%)이 높다고 전했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부터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미국 제조업 일자리를 늘리고 무역적자를 축소시킬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대로 자동차의 모든 부품들을 미국 내 공급망에서 조달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또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옮겨 일자리가 늘어나는 데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발표에서 “공급망 및 물류 네트워크 조정과 생산시설 이전 등은 비용이 없거나 매우 낮지만 명확성 없이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GM의 주력 제품인 쉐보레 이쿼녹스와 블레이저 SUV 등은 멕시코에서 수입된다.


USA-MARKETS/TARIFFS

▲(사진=로이터/연합)

관세의 부정적 효과가 예상되는 유통 업계에서도 공개적으로 이의가 제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식료품 유통업체의 이익단체인 '소비자브랜드협회'(CBA)는 “미국에서 구할 수 없는 재료와 부품에 대한 관세는 소비자 가격을 상승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상공회의소의 존 머피 수석부회장도 “관세 부과는 국경과 펜타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미국의 물가만 올릴 뿐"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도 여당인 공화당은 대체로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일부 의원들은 관세 부과에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통 보수파로 꼽히는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은 관세를 세금이라고 규정하면서 “보수파는 세금에 반대했다. 관세를 부과하면 무역은 줄어들고 가격은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팀 스콧(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국제사회의 규칙을 끊임없이 위반하는 중국 같은 국가들의 의심스러운 행동에 맞서는 것을 이해한다"면서도 “미국의 가까운 동맹국들을 똑같이 대하는 것은 비생산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관세 부과에 대해 일부 고통이 있을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미국에 황금시대가 올 것"이라며 이해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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