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트럼프 2.0시대](http://www.ekn.kr/mnt/file_m/202502/news-p.v1.20250206.169b29e91dba4b3193fe3f144ccc3881_P1.png)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트럼프 2.0 시대 핵심 수출기업의 고민을 듣는다"란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이재명 대표·진성준 정책위의장, 김원준 삼성글로벌리서치 소장, 송경열 SK경영경제연구소 소장, 윤창렬 LG글로벌전략개발원 원장.
최근 정치권에선 '트럼프발(發) 관세전쟁'이 화두에 오르고 있다. 지난달 말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멕시코·중국 등을 시작으로 대선 공약인 일괄 관세 부과에 나서면서 한국도 곧 대상에 포함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대통령 탄핵소추 심판이 진행되는 등 사상 초유의 정치적 리더십 실종 상태에서 효과적 대응책 마련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협상 도구로 활용하고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개정을 제안하거나, 미국이 원하는 협력분야에서 먼저 내놓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미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산업별 영향 및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그 결과 배터리·바이오 등 첨단산업과 기술을 지원하는 첨단전략산업기금(가칭)을 최소 34조원 규모로 산업은행에 신설하기로 했다.
17조원인 반도체 금융지원 프로그램의 2배 이상 규모로 조성하고 저리대출, 지분투자 등 다양한 지원방식을 추진하겠단 방침이다. 기금 신설 방안을 조속히 마련, 관련 법안을 다음달 중 국회와 협의키로 했다.
정치권에선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로 인해 집권여당이 힘을 잃고 있는 상황에서 조기 대선을 노리는 야당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오히려 초당적 대응을 촉구하고 기업들을 만나는 등 적극 나서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3일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 캐나다, 중국에 '관세 폭탄'을 예고한 즉시 국민의힘에게 초당적 '통상특위'를 만들자고 제안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당시 이 대표는 “국가적 위기 앞에 여야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니 우리 기업과 국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국회에 통상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초당적으로 위기에 대비하자"고 제안했다.
또 다음날엔 국회 본관에서 열린 '트럼프 2.0 시대 핵심 수출기업의 고민을 듣는다' 종합 토론회를 열고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통상·산업 변화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일선 기업인, 경제인들의 의견이 제일 중요하다“고 밝히며 경제계 애로 사항을 적극 수렴했다.
한편 경제계,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조만간 트럼프 관세정책의 타깃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캐나다, 멕시코, 콜롬비아와 중국 등을 상대로 잇따라 관세 부과를 무기로 자국의 이익을 적극적으로 관철시키려 하고 있다. 조만간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중국, 멕시코, 베트남 등에 이은 8위에 해당하는 우리나라가 트럼프발 관세 전쟁의 사정권에 들어갈 것은 '시간의 문제'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 지난 4일부터 25%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혔지만 하루 전인 3일 이를 한 달간 전격적으로 유예하기로 했다. 캐나다와 멕시코가 마약과 불법 이주민 단속을 위해 국경 지역 경계를 강화하겠다는 조처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협상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리더십 부재 상태에서 최대한 시간을 끌 되, 소극적으로 맞서기 보다는 대국적이고 장기적 국익 확보 차원에서 선제적·적극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국제 경제 전문가인 김흥종 고려대 국제학부 특임교수는 “우리가 완전히 백기를 들지 않는 이상 미국은 일단 관세를 부과 해놓고 나서 그 다음에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며 “'한미 FTA를 다시 한 번 재개정하는 의사가 용의가 있다' 이런 식으로 대응을 하면서 시간을 벌면서 협의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논의를 이어가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김종덕 KIEP 무역통상안보실도 “기존에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했던 협력 분야 위주로 우리가 협상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게 지금으로서는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다"며 “일본에서 얘기하고 있는 것처럼 에너지 분야의 수입을 확대한다든지 이런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수 있는 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