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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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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업계, ‘블루오션’ 펫보험 포트폴리오 강화…아픈 댕냥이도 보장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2.17 10:06

반려견·반려묘 330만마리 육박
고양이 중심 급성장

가입률 2% 미만
보장·상품 늘려 고객 기반 확대 나서

펫보험.

▲지난해 3분기말 기준 국내 손해보험사 10곳의 펫보험 신계약은 6만3113건으로 전년 대비 8.0% 가량 증가했다.

손해보험업계가 '블루오션'으로 불리는 펫보험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반려동물 개체수와 수명이 증가하면서 의료 수요도 늘어나는 등 보험 가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펫보험은 동물병원에서 발생한 의료비 보장 등 실손보험과 유사한 역할을 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말 기준 국내 손해보험사 10곳의 펫보험 신계약은 6만3113건으로 전년 대비 8.0% 가량 증가했다. 앞서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발표한 2023년 개·고양이 누적 등록 개체수(약 305만4000마리)가 전년 대비 7.6% 많아진 것과 유사한 흐름을 보인 셈이다. 신규 등록을 합하면 330만마리에 달한다.


정부도 반려동물 진료기록 공개 의무화를 추진하는 등 펫보험 활성화를 돕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국내 가입률은 1.7% 수준으로 평가된다. 반려인 10명 중 9명이 펫보험이 있음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수치가 저조한 원인으로는 보험료 부담과 좁은 보장 범위가 꼽힌다. 대부분의 상품 가입연령이 10세를 넘지 못하는 것도 지적된다.


펫보험 1위를 질주 중인 메리츠화재가 가입범위를 유병력 반려동물로 넓힌 상품을 출시하는 등 업계가 고객 기반 확대에 나선 것도 이를 고려한 전략으로 보인다. 최근 3개월 내 치료와 처방을 받았거나 동물병원을 다니는 반료동물에게도 문호를 개방한 것이다.


그간 축적한 데이터 등을 토대로 자체 코호트(질병 이력을 추적 관찰) 통계를 적용한 것도 강점이다. 홈페이지 내 펫보험 섹션에서도 다이렉트 유병견/묘 보험을 다이렉트 강아지·고양이보험과 함께 배치했다.




메리츠화재

▲메리츠화재가 출시한 '펫퍼민트 댕좋은 우리가족 반려견 보험'·'펫퍼민트 냥좋은 우리가족 반려묘보험'

메리츠화재가 절반 가량을 차지하던 펫보험 시장의 구도도 변화하고 있다. DB손해보험은 앞서 반려인 차량에 탑승했다가 교통사고로 상해를 입은 반려동물을 위한 위로금을 지급하는 특약을 선보였다. 자동차보험과 펫보험을 연계한 것이다.


반려인 입원에 한해 보장하던 반려동물 위탁비용 범위를 통원치료로 넓힌 상품도 출시했다. 반려동물 위탁비용을 무게구분 기준으로 차등화(소형견·중형견·대형견)한 방식을 적용한 것은 소형견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 10월 반려동물 의료비 보장 한도를 일일 최대 30만원·연간 2000만원까지 높인 'KB다이렉트 금쪽같은 펫보험'을 개정 출시한 바 있다. 일일 최대 수술비 보장은 250만원이다. 의료비 부담을 느끼는 고객을 잡겠다는 것이다.


사망위로금을 높이고, 종양 등 3대 질환 보장도 강화했다. 2022년 개 평균수명이 12.5살, 고양이도 8살을 넘는 등 일명 '댕할배·묘르신'이 많아진 것도 관련 상품 출시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해상은 업계 최초로 특정 약물 치료·이물 제거를 비롯한 의료비 확장 담보를 신설한 '굿앤굿우리펫보험'을 필두로 펫보험 라인업을 강화하는 중으로, 7·10년 만기도 추가했다.


삼성화재의 경우 지난해 10월 다이렉트착 반려견·반려묘보험 보험료를 인하하고, 치과 및 구강질환 치료비 보장을 더했다. 의료비 보장비율도 최대 100%까지 선택할 수 있게했다. 수술 당일 의료비만 지원하는 실속형과 장례 서비스도 지원하는 고급형으로 상품을 분류한 것도 특징이다.


향후 승패는 수도권에서 갈릴 전망이다. 반려견과 반려묘의 53%가 몰린 지역이기 때문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경기도에 누적 등록된 반려견·반려묘만 97만마리가 넘는다.


현재는 반려견이 반려동물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고양이 누적 등록이 전년 대비 47% 가까이 상승하는 것도 변수다. 고양이 등록이 필수가 아니라는 점에서 실제 개체수가 이를 뛰어넘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펫보험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경쟁 촉진 △가입연령 상승 △'도덕적 해이' 방지 △소액·단기 상품 확대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고은희 한국소비자원 책임연구원은 '펫보험 시장의 소비자 이슈 및 정책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소비자의 합리적 재무 의사결정을 위한 진료체계 표준화가 필요하다"며 “진료가 편차가 줄어들면 보험사의 요율도 일정부분 표준화되면서 소비자 스스로 보험에 대한 합리적 의사결정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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