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사진=로이터/연합)
글로벌 증시,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에 대한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들이 난무하고 있지만 정작 시장은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경고의 목소리를 냈지만 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사상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다이먼 CEO의 경고에 동의하는 전문가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63% 밀린 4만4371.51에 거래를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0.33% 떨어진 6259.75, 나스닥종합지수는 0.22% 내린 2만585.53에 장을 마쳤다.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약세 마감했지만 S&P500과 나스닥의 경우 전날 기록된 사상 최고치에서 '찔끔' 하락에 그친 것이다. 특히 인공지능(AI) 대장주인 엔비디아는 이날도 0.50% 오르며 시가총액 4조달러 선을 지키는데 성공했다.
비트코인도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한국시간 기준, 지난 11일 오후 6시 40분께 가격이 11만8780달러까지 치솟았다. 비트코인 시세는 12일 오후 12시 2분 기준, 11만7635달러를 기록하는 등 11만7000달러대로 내려왔지만 24시간 전보단 여전히 0.87% 오른 수준이다.
뉴욕증시 3대 지수와 비트코인 등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 4월 상호관세 발표로 폭락했지만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반등세를 이어왔다. 5월 이후에도 시장을 뒤흔들만한 악재들이 등장했지만 투자심리를 꺾기엔 역부족이었다. 투자 심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제유가, 국제금값 등에 대한 변동성도 제한된 상황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짚었다.

▲(사진=EPA/연합)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일부터 부과되는 상호관세를 서한을 통해 통보하고 있고 '무역확장법 232'에 근거한 품목별 관세에 구리, 반도체, 의약품까지 포함시키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지난달엔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 등으로 중동 분쟁이 전면전으로 확전될 우려가 고조되기도 했다.
다이먼 CEO가 증시 하락 가능성에 경고한 날은 공교롭게도 S&P500과 나스닥 지수가 신고가를 경신한 날이다.
그는 지난 10일 더블린에서 아일랜드 외교부 주최로 열린 한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반복적인 관세 위협에 대해 “불행히도 금융 시장에 안일함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트럼프)가 물러선 건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기에 나는 '타코 트레이드'(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난다는 기대감에 의한 거래)라는 말을 쓰는 것을 싫어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과 유럽의 프레임워크(무역협정 틀)가 필요하다며 시장의 예상과 달리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다이먼 CEO는 지난 5월에도 금융 시장이 안일한 태도를 보이며 관세나 지정학적 갈등이 초래할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AFP/연합)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충격에 대한 월가의 내성이 영웅급"이라며 “인플레이션 우려, 관세(發) 시장 폭락, 중동 전쟁까지 겪은 상황에서 무엇이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지 상상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콜롬비아 스레드니들 인베스트먼트의 조시 쿠틴 다자산 솔루션 총괄은 “시장은 관세는 물론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을 포함한 모든 악재를 지속적으로 무시해 왔다"며 “시장이 부정적으로 반응하지 않는다면, 단기적으로는 (증시 향방 등이)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JP모건 자산운용의 데이비드 레보빗츠 글로벌 전략가도 “사람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항상 물러설 것이라는 생각에 너무 안주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맨그룹의 크리스티나 후퍼 수석 시장 전략가도 “상승 랠리가 지나쳤다. 관세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는데 관세로 인한 결과를 예측하는 것보다 무시하는 것이 더 쉽다"고 꼬집었다.
반대로 HSBC의 맥스 케트너 최고 다자산 전략가는 “(강세 흐름이) 주식에만 국한되지 않고 사실상 모든 위험 자산에 걸쳐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우리는 투자자들의 익스포져가 여전히 낮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반박했다.
이어 “안일하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주식과 위험 자산 등은 앞으로 몇 주 동안 '우려의 벽'을 넘어설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덧붙였다.
쿠틴 총괄도 “트럼프 행정부가 물러서는 습관 덕분에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어 주식 비중을 늘릴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며 “현재 상황이 정점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