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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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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난방에서 개별난방으로 바꾼 노원 아파트 “주민 만족도 100%입니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2.19 06:35

지역난방 1세대 노원지역 개별난방 전환 아파트 늘어
열효율 개선되고 비용도 적어 주민만족도 매우 높아
지역난방 공급 40년, 배관노후화로 열효율 떨어져 개선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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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 하계역 인근의 한 아파트에 개별난방 전환공사 완료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지역난방이나 중앙난방을 쓰다가 개별난방으로 바꾸는 아파트가 늘고 있다. 개별난방으로 바꾼 아파트의 주민들 만족도는 매우 높은 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보일러업계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하계역 인근에 있는 A아파트는 최근 지역난방에서 개별난방으로 전환을 마무리했다.


이 아파트의 총 660세대가 모두 개별난방으로 전환하는데 걸린 기간은 세대당 약 일주일, 전체로는 1달 10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보일러는 전 세대가 린나이코리아 제품을 택했다.


아파트 관계자는 “서울에너지공사 지역난방을 쓴지 30년이 넘었는데, 배관 노후화로 아무리 난방을 틀어도 방이 따뜻하지 않고, 비용은 비용대로 많이 나와 주민들 불만이 많아 주민투표를 통해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 아파트의 한 세대에서는 난방비가 한달에 100만원 이상이 나오기도 해 주민들 사이에서 큰 이슈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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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된 배관의 모습.

관계자는 개별난방 전환 후 주민 반응에 대해 “아주 좋아한다. 아직까지 뒷 얘기도 전혀 없다"며 “지역난방을 쓸때 대비해 방이 너무 따뜻해 진작에 바꿀 걸 그랬다는 주민들이 많았다"고 소개했다.


인근에 있는 B아파트는 4년 전에 중앙난방에서 개별난방으로 전환했다. 총 700세대가 모두 전환했고, 보일러는 세대별로 선택했다.


아파트 관계자는 “배관이 28년돼 열효율도 별로고 무엇보다 일년에 몇 건씩 배관 터짐 사고가 발생해 재산피해까지 나게 되면서 개별난방으로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배관은 공용배관과 세대 내에 있는 가지배관으로 나뉜다. 공용배관에서 터짐이 발생하면 아파트 경비로 수리하지만, 가지배관에서 터짐이 발생하면 해당 세대가 피해액를 물어야 한다. 이러한 사고가 계속 터지자 결국 개별난방으로 바꾸기로 한 것이다.


관계자는 주민들 반응에 대해 “100% 만족하고 있다. 무엇보다 열효율이 훨씬 낫고, 가스비도 기존보다 더 저렴하다는 세대가 많다"고 말했다.


인근에 있는 중앙난방을 사용하는 C아파트도 배관 노후화로 열효율이 떨어지자 개별난방으로 전환하는 주민투표를 실시했지만, 기준 찬성률에 도달하지 못해 부결됐다.


아파트 측은 세입세대가 많은 점이 부결된 원인으로 보고 원주인을 대상으로 설득을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노원구는 지역난방 1세대 지역으로, 그만큼 배관 노후화가 심각하게 진행된 상태다. 서울에너지공사는 1994년부터 노원구를 비롯해 도봉구, 중랑구, 의정부구 등 서울 동북권역 12만9853세대에 지역난방을 공급하고 있다. 또한 공사는 1985년부터 강서구, 양천구, 구로구 등 서울 서남권역 13만3553세대에도 지역난방을 공급하고 있다.


지역난방이 첫 공급된지 30~40년 된 1세대 지역을 중심으로 배관 노후화가 심각하게 진행되면서 열효율이 급격히 떨어져 주민 불만이 커지고 있다.


더군다나 서울에너지공사로부터 열공급을 받는 1세대 지역들은 한국지역난방공사보다 5% 더 높은 열요금을 내고 있어 이에 대한 불만도 큰 상태다. 동절기 주택용 열요금은 Mcal당 지역난방공사 115.59원, 서울에너지공사 121.36원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5년 이상된 노후 아파트를 대상으로 에너지효율 및 안전관리를 지원하는 그린홈 패키지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지역난방을 사용하는 아파트에는 밸브, 열교환기 진단 및 보수, 단열 보강 등을 지원한다.


하지만 설비 교체 및 신규 설치 시 자부담이 발생하는 부분 때문에 지원사업을 이용하는 아파트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아파트가 노후되면 재건축 대상이 되기 때문에 굳이 비용을 들여 난방방식을 바꾸지 않으려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재건축 비용이 급격히 올라 재건축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지역난방은 훌륭하고 효율적인 열에너지 시스템이지만, 노후화가 진행되면 열효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막대한 교체비용에 대한 주민동의도 쉽지 않아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며 “노후 지역난방에 대한 정부의 현실적인 개선책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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