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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이 현장 의견 청취를 위해 19일 오전 경기 성남시 네이버 1784 사옥을 찾은 가운데 최수연 네이버 대표(앞줄 가운데)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이태민 기자
여야가 중국의 생성형 인공지능(AI) 딥시크 파동을 계기로 관련 산업 진흥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통해 지원예산을 신속히 증액한다는 방침이지만,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며 추경안 통과가 지지부진한 점은 변수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19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1784를 찾아 현장 의견을 청취하고, 입법·제도적 개선 방향을 모색했다.
딥시크 등장 이후 미국·중국 간 패권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국가 경쟁력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주요 국가들은 자국 기업 보호 및 인프라 투자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는 반면, 국내 논의 방향은 규제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업계에선 △불필요한 규제 완화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 등 인프라 투자 △핵심 인재 확보 △해외 진출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권은 AI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지원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과방위는 여야 합의로 △AI 대규모 투자 및 인프라 조성 △산업계와 소통 강화 △법·제도 정비 및 국제협력 확대 △예산 지원 확대 등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동남아·중국 등 해외 AI 전문가 배치 및 반도체 인력에 대한 병역 특례, 세액 공제 등 인센티브 관련 내용을 논의 중"이라며 “국회가 기업 활동에 민폐를 끼치지 않도록 해야 하고, 낡은 제도가 과학기술 발전을 막아선 안 된다고 본다. 인건비·개인정보 보호 등 역기능대책 마련도 여야가 같이 고민한다는 원칙"이라고 말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기업인 입장에서 매우 절박하고 중차대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국가와 정부·국회 주도로 큰 결단이 세워진다면 산업·기술적 리더십을 잘 지켜갈 수 있는 중요한 때"라며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갈 수 있도록 규제보단 진흥책 마련에 대한 지속 관심을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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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희 과방위원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유봉석 네이버 정책·RM 대표(왼쪽부터)가 19일 오전 경기 성남시 네이버 1784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했다. 사진=이태민 기자
과방위는 예산 편성 등 후속 조치를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여야는 추경 규모 및 주요 현안을 놓고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정부와 여야는 20일 여야정 국정협의회 4자회담에서 추경 편성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 회담에서 다룰 의제 조율을 위한 실무협의를 열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AI 인프라 확충을 위한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는 데엔 여야 모두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다만 이들이 제시한 예산 편성 규모는 다소 차이가 있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지난 18일 당정협의회에서 AI 산업 지원 예산 확보를 위해 2조원 규모 추경 편성을 추진키로 했다. 당초 합의한 증액 규모 1조2000억원에서 GPU·인프라 시설 확보를 위해 8000억원을 더했다는 설명이다.
민주당의 경우 5조원 규모의 AI·과학 관련 예산을 편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AI·반도체 투자 확대 △기초·응용 연구개발(R&D) 예산 증액 △석유·화학·철강 산업 고부가가치 R&D 등이 포함됐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지난 10일 산업 육성책으로 △GPU 10만장 이상을 보유한 AI 데이터센터 구축 △AI 인력 10만명 양성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추경안 통과 시점은 20일 이후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과방위는 빠른 시일 안에 논의를 마친다는 방침이다.
김현 의원은 “정책위에서 논의 중이고, 민생 예산도 검토해야 해 구체적 시점까지 말하긴 어렵지만 근시일 내 통과될 것"이라며 “빠르면 이달 안에 통과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2조원 정도 범위에서 여야가 합의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GPU 규모 확대를 위해선 전체 예산 규모를 5조원 정도로 점진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게 저희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과방위는 향후 SK텔레콤·LG전자·카카오 등 AI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을 찾아 현장 목소리를 지속 청취하겠다는 방침이다. 오는 25일엔 국회에서 AI 관련 공청회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