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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국 넥써스(NEXUS·구 액션스퀘어) 대표이사. 사진=이태민 기자
금융당국이 장현국 전 위메이드 대표이사(현 넥써스 대표)를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장 전 대표가 대표 재직 시절 무상증자 계획을 사적인 자리에서 언급했고, 이를 들은 지인이 주식을 매수해 시세 차익을 봤다는 혐의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는 금융위 통보를 받아 장 전 대표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는 '위메이드 주식에 대한 미공개정보 이용행위 조사 결과'를 심의한 후 장현국 전 위메이드 대표의 대학 동기 A씨를 검찰에 통보했다.
당국에 따르면 장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8월 23일경 결정된 위메이드의 1대 1 무상증자 정보를 A씨에게 전달, 주식 매매에 이용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같은 달 30일 자신과 친인척, 본인 소유 법인 명의 등 다수 계좌를 이용해 위메이드 주식 16만8000주를 매수하고 지인에게도 정보를 퍼뜨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사안에 대해 금융위원회는 작년 12월 18일 22차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 회의를 소집, A씨를 소환해 관련 질의를 한 바 있다. 당국은 장 전 대표가 2021년 8월 27일경 열린 대학 동기 골프 모임에서 위메이드 무상증자 정보를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위메이드는 같은 달 30일 장 마감 후 무상증자 결정을 공시했는데, 원래 3만원 후반대에 거래되던 주가는 31일 4만7839원까지 상승했다. 이후에도 상승세는 계속돼 11월 말 24만5700원까지 급등했다.
금융당국은 A씨의 거래 방식에도 주목했다. 당국은 A씨가 친인척 및 지인의 계좌뿐 아니라 차액결제거래(CFD) 계좌를 활용해 레버리지를 일으킨 것으로 봤다. 특히 A씨가 주식을 본격적으로 매수했던 30일 거래 규모는 당일 위메이드 전체 거래량의 7%에 달했다. 또한 2020~2021년 사이 장 전 대표에게 골프 회비 및 상금 명목으로 2900만 원을 송금한 기록이 확인됐다.
그러나 A씨는 혐의 일체를 부정했다. 그는 “위메이드 투자 역시 무상증자가 아닌 당시 신작 '미르4'의 성공 가능성을 보고 투자했으며, 7월 초부터 18만 주를 보유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장 전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대학 동기지만 약 25년간 본 적이 없다가 2019년경 만들어진 골프 모임에서만 보는 사이였다"며 “2021년에도 골프 단체모임 외에는 어떠한 만남이나 연락도 없었으며, 미공개정보도 몰랐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금융당국 측에서는 A씨가 단기간 대량 매수 후 바로 매도하는 등 매매 패턴상 의혹으로 수사가 필요하다고 결정해 검찰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전 대표 및 A씨에 적용된 혐의는 자본시장법 제174조 제1항 제1호 및 제6호, 제443조 제1항 제1호 위반이다. 자본시장법 제174조는 '기업 내부자가 미공개 중요 정보를 이용하거나 이를 타인에게 제공해 금융투자상품 거래를 유도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제443조에 따라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부당이득의 3배 이상 5배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이에 장 전 대표와 관계된 기업에 미칠 영향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단, 장 전 대표는 이미 작년 위메이드 대표직에서 물러난 후 보유 중이던 위메이드 주식 36만3354주(지분율 1.08%)를 전량 매도해 위메이드와의 특별한 관계는 없는 상태다. 지난 19일 오후 장 전 대표의 검찰 통보 사실이 알려졌을 당시에도 위메이드 주가는 오히려 상승 마감했다. 위메이드가 발행하는 가상화폐 '위믹스'의 시세도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현재 장 전 대표가 소속된 넥써스 관계자는 “아직 검찰의 판단을 기다려야 하는 단계"라며 “위메이드와 무관하기도 하고, 현시점에서 넥써스가 추진하는 사업에 차질이 생길 우려는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