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證 '투자의견 하향' 사실상 매도 의견
나신평 '무차입 경영 수준'…등급 상향
관점에서 갈린 평가…투자 타이밍이 중요
![HD현대중공업 조선소 전경. [사진=HD현대중공업]](http://www.ekn.kr/mnt/file_m/202502/news-p.v1.20250221.532d24968f73464eba35fd6c2e636238_P1.jpg)
▲HD현대중공업 조선소 전경. [사진=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을 둘러싼 금융권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증권업계는 밸류에이션 부담을 이유로 사실상 매도의견을 내놓은 반면, 신용평가사는 재무안정성과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전일 HD현대중공업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 반면 나이스신용평가는 HD현대중공업의 신용등급을 종전 'A/Positive(긍정적)'에서 'A+/Stable(안정적)'으로 조정했다. 신용등급과 등급전망 모두 한 단계씩 상향 조정한 것이다.
한투증권 “상승 여력 부족…지금은 비싸다"
한국투자증권의 투자의견 '중립' 하향 조정은 사실상 매도의견에 가깝다. 한투증권이 주목한 것은 밸류에이션이다. 한투증권이 보고서를 작성하기 전 HD현대중공업의 주가는 34만7000원(19일 종가)으로, 한화오션 대비 시가총액이 5조1000억원 더 높다. 엔진기계 부문 가치가 반영된 결과이지만, 이를 고려해도 현재 주가는 고평가 상태라는 분석이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의견 조정에 대해 “상승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며, 경쟁사와 마찬가지로 밸류에이션 문제"라며 “엔진기계 부문의 가치를 감안해도 현재 밸류에이션을 설명하려면 멀티플(PER)을 할증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베이스 케이스로 측정한 미국 시장 진출 가치는 4조3000억원에 불과하며, 최선의 경우를 가정해도 지금은 비싸다"며 “수주, 실적, 이익 전망을 조정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정 후 상승 여력이 확보되면 마음 놓고 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나신평 “사업기반 안정·고정비 부담 완화…재무안정성 우수"
나신평은 HD현대중공업의 안정적인 사업 기반과 재무건전성에 무게를 뒀다. 매우 우수한 시장지위와 확대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유지할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말 HD현대중공업의 수주잔고(진행기준)는 46조9000억원으로 매출 대비 약 3.3배에 달하는 제작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중단기적으로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또한, 해양플랜트 하자배상 비용이 발생한 2023년 1분기를 제외하면, 분기별 흑자 기조가 지속되면서 영업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나신평은 해양 부문에서 2023년 이후 수주한 신규 공사의 매출이 올해부터 발생해 고정비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실적 개선세가 중단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후판 가격이 하향 안정화된 가운데, 잔고 내 2022년 이전에 수주한 저마진 물량이 대부분 해소돼 고선가 물량 중심의 매출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을 감안했다.
여기에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들어 차입금을 2조원 가까이 줄였다. 지난 2023년 3조1580억원에 달했던 HD현대중공업의 총차입금은 지난해 1조1742억원으로 1조9838억원 감소했다. 이에 차입금의존도는 2023년 18.4%에서 지난해 6.1% 급감했다. 사실상 무차입 경영에 가까운 재무구조를 갖추게 된 것이다. 이는 신용등급 상향이 이뤄지게 된 결정적인 요인이기도 하다.
박현준 나신평 책임연구원은 “사업실적의 개선세와 함께, 잔금 비중이 높은 상선 프로젝트의 인도 물량이 2024년 이후 증가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회사의 영업현금흐름을 통해 자금 소요를 자체적으로 충당해 중단기적으로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시장 전문가는 “증권사는 주로 단기적인 투자 매력을 분석하는 반면, 신평사는 기업의 재무안정성과 장기 지속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본다"며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주가 흐름과 장기적인 기업 가치를 함께 고려하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