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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8일 경북 포항 앞바다에 석유·가스가 묻혀 있는지 확인할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가 서 있다. 연합뉴스
한국가스공사가 지난해 4분기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증권가에서는 미수금이 여전히 많은 점을 감안해 목표주가를 유지하거나 낮춰 잡았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에 대한 리포트를 제시한 증권사 9곳 가운데 미래에셋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한국가스공사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하향했다. 미수금 회수가 쉽지 않은 점과 동해 가스전 개발 사업의 불확실성 등을 목표가 하향의 이유로 꼽았다.
이외에 KB증권 등 6곳은 목표주가를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했고 메리츠증권은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목표가를 상향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한국가스공사에 대해 미수금 감소를 위한 추가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보고 투자의견은 '중립'을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3만8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은 의미 있는 감소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해 2500원의 배당이 전망되지만 최근 미수금 회수가 지연되고 있어 실제 규모는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의 민수·도시가스용 미수금은 14조4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366억원 증가했다.
류 연구원은 “지난해 8월부터 민수용 가스요금을 인상하면서 미수금 추가 상승세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감소세로 전환되진 않고 있다"며 “미수금에 따른 금융비용(연간 약 6000억원) 회수가 요원한 상황으로 추가적인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유진투자증권도 한국가스공사에 대해 국내 가스전 개발 사업의 불확실성 등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5만9000원으로 하향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로 높였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4분기 매출 9조9000억원, 영업이익 1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컨센서스를 대폭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면서도 “누적 미수금 증가로 인한 금융비용이 도매사업 실적에 반영돼 도매 영업이익이 2조원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목표가를 높여잡은 메리츠증권은 한국가스공사가 저평가됐다고 평가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 안정화로 지난해 정산 폭이 크지 않아 이익이 늘어났다"며 “다시 말하면 정산이 없을 시에는 한국가스공사의 이익 체력을 시장이 과소 평가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목표주가를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한 증권사들은 모잠비크 프로젝트 등 해외 사업 호조로 영업이익 개선을 기대하면서도 미수금 회수 규모, 배당 등이 주가에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발전용 및 도시가스 기타 부문의 잔여 미수금은 7400억원으로 올해 내 회수 가능하지만 환율 상승 및 유가하락이 없다면 민수용 미수금의 의미 있는 회수는 쉽지 않다"며 “가스 요금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중으로 배당 재개 여부가 결정되는 가운데 순이익 턴어라운드에 따라 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볼 수 있다"면서도 “절대적으로 높은 미수금과 차입금 상환 부담 등을 고려했을 때 배당성향을 낮춰볼 필요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