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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마은혁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이 위헌인지 여부에 대한 권한쟁의심판 사건이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27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임명을 보류한 것에 대해 “국회의 헌법·법률상 권한을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날 헌재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최 권한대행을 상대로 낸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보류' 권한쟁의 심판을 재판관 전원 일치로 인용했다.
앞서 국회는 지난해 12월26일 마 후보자 및 정계선, 조창혁 등 총 3명을 국회 몫 헌법재판관으로 선출했다. 하지만 최 권한대행은 같은달 31일 “여야 합의가 안 됐다"는 이유로 마 후보자를 제외한 정·조 재판관만 임명했다. 국회는 지난달 3일 마 후보자 불임명에 대해 “'부작위로 인해 국회의 헌법재판권 선출을 통한 헌재 구성권을 침해했다"며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었다.
헌재는 이날 8명 모두 이같은 주장을 인용해 국회의 손을 들어줬다. 이미선 재판관은 “권력 상호 간의 견제와 균형을 도모하고 헌법 수호와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사명으로 하는 헌재가 중립적인 지위에서 헌법재판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헌법이 청구인(국회)에게 부여한 재판관 선출권은 헌재를 구성할 권한으로 독자적이고 실질적인 것이므로, 대통령이 청구인이 선출한 사람에 대하여 재판관 임명을 임의로 거부하거나 선별하여 인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대통령은 국회가 선출한 재판관 임명을 거부하거나 선별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지위 확인 등 일부는 부적법 각하했다.
또 정형식·김복형·조한창 재판관은 별개 의견을 “국회의장이 국회를 대표해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본회의 의결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헌재의 이번 선고에 따라 최 권한대행은 마 후보자를 임명해야 할 의무가 생겼다. 헌재법 66조는 '헌재가 부작위에 대한 심판청구를 인용하는 결정을 한 때 피청구인은 결정 취지에 따른 처분을 해야 한다'고 정해 놓았다.
정치권 안팎에선 마 후보자의 임명이 현재 헌재가 심의 중인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 심판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 주목하고 있다. 만약 마 후보자가 임명 즉시 윤 대통령 탄핵 심판에 참여하게 될 경우 선고가 미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마 후보자가 재판부에 포함되믄 '변론 갱신'이 이뤄져야 한다. 새로 임명되는 재판관이 과거 변론을 다시 확인하고 심리에 참여하도록 시간을 줘야 한다. 따라서 추가 기일을 지정해야 하기 때문에 윤 대통령에 대한 선고는 미뤄질 수밖에 없다.
헌재 안팎에선 마 후보자가 재판관으로 임명되더라도 윤탄핵 재판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스스로 '회피' 신청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변론갱신 절차 없이 8명의 재판관이 최종 결론을 내릴 수 있어 3월 중순께 선고가 유력하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헌재가 지금도 정치 편항성 논란이 있는데 마 후보자가 헌재 탄핵 심판에 참여하게 되면 편파(판정) 시비가 일어날 수 있다"며 “(이를 감안하면) 마 후보자가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