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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행, ‘M&A’로 금리인하 대비...韓 금융지주사는 ‘멈칫’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3.03 09:44

“글로벌 금융시장 내 유럽은행 입지 축소”
M&A 가속화...규모의 경제 추구

우리금융지주, 보험사 인수 말곤
국내 금융지주, M&A 사실상 ‘가뭄’

3월 제4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
‘소상공인 특화’ 메기역할 관심

유럽중앙은행(ECB)

▲유럽중앙은행(ECB)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내 유럽은행의 입지가 축소되면서 유럽은행들이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금리 시기에 확보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해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고, 저금리 기조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우리나라 금융지주사들은 시장에 마땅한 매물이 없어 M&A에 미온적인 상황이다. 이 가운데 금융당국이 3월 중 제4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접수받으면서 국내 금융권에 새로운 활력이 될 지 주목된다.



“유럽, 규제 완화해 M&A 적극 독려"

유럽 내  금융사 주요 합병 추진 현황.

▲유럽 내 금융사 주요 합병 추진 현황.(자료=하나금융연구소)

3일 하나금융연구소가 발표한 '유럽은행 간 M&A,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자산 기준 상위 10개 글로벌 은행 가운데 8개사가 유럽권 은행이었지만, 작년에는 2개사만이 순위에 포함됐다. 이 자리를 채운 국가는 중국과 미국이었다. 중국은 4개사가, 미국 2개사가 자산 기준 상위 10위권에 들었다.


이렇듯 글로벌 금융시장 내 유럽은행의 입지가 좁아지자 유럽연합(EU)은 작년 말 은행 간 통합 작업을 가속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유럽의 금융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단일 시장을 구축하고,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자본을 축적해야 한다는 취지다.


특히 유럽 규제 기관들은 은행이 비은행 금융사를 인수할 때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일부 자본요건을 면제받거나 완화된 규제를 적용하는 등 M&A에 적극적이다. 이에 유럽 최대 은행인 프랑스 BNP파리바는 지난해 8월 악사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를 합병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5월 스페인 최대 은행인 BBVA는 스페인 상업은행인 사바델 은행(Banco Sabadell)을 합병하겠다고 했다.





금융당국은 신규 은행 인가 방점

국내 금융지주사와 시중은행들도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금융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최근 유럽은행과 달리 M&A에는 다소 미온적이다. 우리금융지주의 동양생명, ABL생명 인수 추진을 제외하고는 글로벌은 물론 국내 M&A조차 가뭄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현재 롯데손해보험, MG손해보험, KDB생명 등 다수의 금융사들이 M&A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지만, 대형 금융사들이 인수를 추진하기에는 매물 자체가 매력적이지 않다는 게 금융권의 분위기다.


모바일인덱스

▲올해 1월 데이터 기준 토스 앱의 사용자 수는 1974만명으로 주요 은행, 뱅킹 앱 중 사용자 수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카카오뱅크(1722만명), KB국민은행의 KB스타뱅킹(1388만명), 신한은행의 신한SOL뱅크(924만명) 순이었다. (자료=모바일인덱스)

금융당국은 금융사 간에 M&A보다는 신규 은행 인가에 더욱 의욕적이다. 금융위원회는 3월 25일부터 26일까지 제4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서를 접수받는다. 제4인터넷은행들은 대체로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이후 국내 금융사들의 모바일뱅킹 앱이 '소비자 맞춤형'으로 진화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제4인터넷은행 역시 그간 금융사들이 기피하던 개인사업자, 자영업자 대출에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취지다.


실제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1월 데이터 기준 토스 앱의 사용자 수는 1974만명으로 주요 은행, 뱅킹 앱 중 사용자 수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카카오뱅크(1722만명), KB국민은행의 KB스타뱅킹(1388만명), 신한은행의 신한SOL뱅크(924만명) 순이었다. 시중은행들의 금융 플랫폼이 인터넷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한민국 금융산업 선진화를 위해서는 기존의 사업모델에서 벗어난, 새로운 형태의 금융사들이 등장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출범할 제4인터넷은행이 기존 금융사들을 어떻게 자극할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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