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오후 서울 수유전통시장 전경. 사진=정희순 기자
온누리 상품권 통합 애플리케이션인 '디지털 온누리' 앱을 둘러싸고 비판 여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데이터 이관 문제로 앱 출시시기를 미루면서 약 2주간 상품권 이용이 불가했던 것도 모자라 출시 첫날에도 앱이 '먹통'이 되면서 이용자 불편을 초래했다.
4일 현재 앱 접속 및 이용 문제는 해결된 상황이지만, 가맹점 리스트가 누락되고 고객이 결제를 해도 정작 소상공인은 내역을 바로 확인할 수 없는 등 문제는 여전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디지털 온누리 상품권 통합 앱 출시 나흘째를 맞은 이날 기자는 실제 현장에서 디지털 상품권 이용에 문제가 없는지 직접 확인하기 위해 서울 강북구의 수유전통시장을 찾았다.
가장 먼저 디지털 상품권으로 점심 식사가 가능한 가맹점을 찾기 위해 앱에서 '가맹점 찾기' 기능을 이용해봤다. 지도 상에 몇몇 점포가 표기되긴 했으나, 갈 만한 마땅한 식당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게 시장 골목을 헤매다가 한 상인에게 “디지털 온누리 상품권을 받아주는 점포가 많지 않은 것 같다"며 지도 상 가맹점이 표기된 앱 화면을 보여줬다. 그러자 해당 상인은 “수년 전부터 가맹점이었는데 무슨 말이냐"며 “앱에 표기가 안 된 것 같다"고 의아해했다.
'무용지물'인 가맹점 찾기 기능을 뒤로 하고, 시장 안의 한 순댓국집에 들어갔다. 일단 상품권 결제가 제대로 되는지부터 확인하기 위해, 순댓국을 한 그릇을 주문한 뒤 매장 내 QR코드를 찍어 모바일 온누리 상품권으로 결제를 진행했다. 기자의 앱에는 9000원이 '정상 결제' 되었다고 표기됐지만, 정작 상인은 '결제 확인' 메시지를 받지 못했다.
식당 주인은 “전에는 손님이 모바일 온누리 상품권으로 결제하면, 얼마가 정상 승인 되었다는 알림이 바로바로 떴다"며 “블루투스 이어폰을 착용하고 있는 것도 일하면서 결제 확인 알림 메시지를 듣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통합 앱이 나오고 나니 알림 메시지가 바로 안 온다"며 “이러면 결제 확인을 어떻게 하나"라며 황당해했다.
식당 주인이 결제 확인을 위해 사용자 전용 앱에 들어가보니 '모바일온누리상품권 결제 및 정산내역 확인이 불가하다'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식당 주인은 고객센터에 전화해 정상적으로 결제가 이루어졌는지 확인해보겠다고 했지만 실패했다. 상담 대기인원이 27명이었으나, 결국 대기 시간 초과로 상담원과 연결이 되지 않은 것이다.
상점주인은 한 번 더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보려 했지만, 다음 손님을 맞이하느라 그마저도 어렵게 됐다. 결국 기자가 순댓국 한 그릇을 다 비울 때까지도 해당 상인은 결제 내역을 확인할 수 없었다.
해당 상인은 “손님에게 결제 내역을 일일이 보여 달라고 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새 앱이 차질없이 현장에 적용될 수 있을지 충분히 확인하고 내놨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온누리 상품권 가맹점주인 식당 주인의 '디지털 상품권' 앱에 '모바일온누리상품권 결제 및 정산내역 확인이 불가하다'는 메시지가 나타나 있다. 사진=정희순 기자
일부 이용자들은 지난달 진행한 환급 이벤트의 환급금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것 아닐지 우려하고 있다. 통합 앱으로 바뀌면서 이전 결제 내역을 확인할 수 없고, 잔액만 확인할 수 있어서다. 당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환급이벤트 4차 환급금의 경우 통합앱 출시 이후인 3월 통합 앱을 통해 환급해주겠다고 공지했었다.
지난 설 연휴 디지털 온누리 상품권을 처음 이용해봤다는 60대 강모 씨는 “15% 캐시백을 해준다고 해서 열심히 사용했는데, 통합 앱으로 바뀌면서 당시 이용내역 조회가 안 된다"라며 “이러다 환급금을 못 받으면 내가 사용했다는 걸 증명할 길도 없어지는 것 아니냐"며 우려했다.
'디지털 온누리' 앱은 카드형과 모바일형 앱이 각각 별도로 운영되던 것을 하나로 통합해 만든 앱이다. 당초 1월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데이터 이관 문제 등으로 두달이 지연됐다. 이용자들은 지난달 15일부터 28일까지 2주 간 디지털 온누리 상품권을 이용하지 못했다.
해당 앱은 천신만고 끝에 지난 1일 정식 출시됐으나 첫날부터 접속 장애가 발생해 이용자 불편을 초래하다 당일 오후 10시 이후에나 정상 이용이 가능해졌다.